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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있게 두괄식으로 대답…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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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 04면

마케팅 용어에 ‘진실의 순간(MOT· Moment of Truth)’이라는 말이 있다. 스페인의 마케팅 이론가 리처드 노먼이 처음 제창한 개념인데, 원래는 투우사가 황소와 싸움을 하다가 마지막에 칼을 들어 소의 급소를 찌를 때를 일컫는다. 투우사가 소의 급소를 찌르는 순간, 실수가 허용되지 않는 때다. 기업 마케팅으로 옮겨오면 고객이 종업원이나 기업의 특정 자원과 접촉하는 ‘첫 15초’가 바로 진실의 순간이 된다. 그 짧은 시간 안에 현장의 직원은 고객 만족을 위해 책임과 권한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성공 면접 7계명

이 15초를 ‘취업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 전형으로 옮겨오면 어떨까. 15초 안에 자신의 첫인상을 심어놓지 않으면 면접관의 뇌리에서 잊힌다는 얘기가 되지 않을까. 면접이 취직의 당락을 좌우할 만큼 입사 전형에서 그 비중이 높아져서다.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은 “최근 서류보다 면접 비중을 80%까지 올리는 사례도 있다”면서 “취업 준비생은 지원 기업의 면접 유형을 세밀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떻게 하면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주고 그토록 바라던 지원 회사의 ‘명함’을 손에 쥘 수 있을까.

영어·전공지식 등 기본지식도 있어야 하지만 요즘엔 지망 회사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는 ‘맞춤 준비’가 더 중요하다. 물론 신입사원으로서의 열정이 바탕이 돼야 한다. 중앙SUNDAY가 취업 포털 업체와 인사 전문가들에게 면접 성공 포인트 7가지를 물었다.

① 대기하는 순간부터 평가받는다
SK에너지 면접 전형에선 면접관만 지원자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이 회사에선 지원자들을 인솔하는 인사팀 직원도 ‘슬그머니’ 점수를 매긴다. 예를 들어 간식거리로 나눠준 다과를 어지럽게 흩어놓고 갔다면 그 지원자는 감점을 당할 수 있다. 무심결에 비속어를 써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흔히 응시자는 ‘면접장’에서의 상황만 평가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절대 그렇지 않다. 면접 진행자는 대부분 전형을 총괄하는 인사팀의 실무진들이며 이들도 면접의 당락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 면접관은 대부분 회사의 임원, 간부진인데 이들은 피면접자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 다른 사람의 의견을 구할 때가 있다. 이럴 때 키를 쥔 사람이 바로 면접 진행자다. “밖에서 볼 때 태도가 어떻던가?” 하는 식으로 면접 진행자의 의견을 묻는 경우, 불리한 증언을 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사람이다.

면접 진행자에겐 호의를 표시하라. 면접장에서 자리를 권할 때까지 앉지 않는 등 정중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여 면접자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라.

면접 대기 중에 가장 중요한 에티켓은 지각하지 않는 것이다. 면접 통보를 받을 때 장소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미리 교통편을 확인해 두는 것은 기본이다. 건물의 몇 층, 어느 부서, 누구를 찾아갈지까지 정확히 메모해 둬야 한다. 교통이 정체될 것을 충분히 고려해 출발 시간을 잡는 것은 필수다.

대기 시간에는 지원 회사에 대한 프로필을 암기하자. 대표 상품, 회사의 경영이념부터 최근 광고, 주식가격까지 기본적 정보를 기억해두도록 하자. 자기 소개를 다시 한번 생각해두는 것도 좋다. 자신의 성장 과정과 생활 신조·능력·미래 계획 등을 되뇌고, 지원 회사의 경영이념을 자신의 가치관과 연결해 소개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옷차림도 경쟁력이다. 가능한 한 단정한 모습을 유지하되, 남과 다르게 보이는 것이 좋다. 다만 너무 튀는 것은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수험표와 신분증·필기도구·손목시계를 준비해야 한다. 여성의 경우 간단한 화장도구, 여분의 스타킹까지 체크하는 것이 좋다. 프레젠테이션 면접의 경우, 발표 시간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손목시계가 필수품이다.

② “튀어야 붙는다”
훌륭한 재주를 가진 사람은 많다. 그러나 이젠 상대에게 어필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튀어야 한다. 인사 전문가들은 “면접 전형을 할 때 처음 1~2분간에 당락의 70%가 결정된다”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첫인상이 중요하다. 첫 15초가 중요한 것도 이런 이유다. 어떻게 설득력 있는 첫 대답을 꺼낼지 염두에 둬야 한다. 수많은 지원자 가운데 ‘나’가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설득하고, 증명해 보여야 한다.

면접장에선 이것저것 너무 따지지 말고, 자신감 있는 내용으로 답변해야 한다. 답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괄식’이라는 점이다. 가장 하고 싶은 말을 먼저 한 다음 논리적으로 뒷받침해라. 답변은 2분 이내에 끝내라. 대답이 길어지면 면접관은 차츰 흥미를 잃게 되고 당신 자신도 하려던 말의 핵심을 놓칠 수 있다. 답변은 긍정문으로 끝내야 한다.

질문이 분명치 않다면, 다시 물어봐도 창피한 게 아니다. 질문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좋은 답변을 하는 가장 좋은 태도다. 그래야 횡설수설하는 것도 피할 수 있다. 실수하더라도 중대한 게 아니면 만회가 된다. 하지만 면접 중에 실수했다고 당황하기 시작하면, 질문을 이해하지도 못할 때가 있다.

③ 연습은 하되 ‘과잉’은 마이너스
요즘은 ‘압박 면접’ ‘황당 면접’을 많이 한다.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쉴 새 없이 계속해 면접자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여기서 가장 좋은 대비책은 실제로 해보는 것이다. 지원자가 가족이나 친구 등을 자신의 앞에 놓고 소리 내서 연습하는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면접 하루나 이틀 전에 거울 앞에서 리허설을 해볼 것을 권한다. 면접 공포도 줄일 수 있고 조리 있게 말하는 훈련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면접 족보’는 다른 얘기다. 과거의 족보를 외우는 것만이 정답이 될 수 없다. “한라산과 백두산을 바꾸는 방법은?” 같은 난센스 문제에 정답이 있을까? 이럴 땐 사실 족보가 무용지물이다. 족보를 아무리 뒤져도 훌륭한 모범답안은 ‘죽은 답’이 되기 때문이다. 면접은 너무 많이 준비하면 틀에 박힌 ‘죽은 답’이 나오고 이는 ‘티’가 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과잉 연습’은 자칫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④ 면접관은 도사다
면접관 앞에선 솔직한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역량 면접에서는 특히 그렇다. 거짓말을 하거나 알고 있는 사실을 부풀리면 다음부터는 더 까다로운 질문이 나온다. 아무리 본인의 강점을 말한다고 해도, 혹은 약점을 덜 드러내는 것이라고 해도 절대 거짓을 말해서는 안 된다. 면접관들은 ‘도사’다. 기업에서 20~30년 동안 근무한 베테랑인 데다, 인재 선발을 위해 따로 교육까지 받는다.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한눈에 알고 있다.

면접자가 묻는 질문에는 일관된 목적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취미에 대한 질문을 하더라도 그냥 당신의 취미에 대한 내용만 말하지 말라. 그것을 통해 성취했던 것, 그것을 통해 당신이 발전·성장했던 모습, 어려움을 이겨낸 경험, 깨달았던 내용 등, 무엇이든지 나를 뽑아주면 당신 회사에 도움이 될 요소가 있다는 것을 말해라.

면접 시에 면접자가 질문을 하는 이유는 당신이 우리 회사에 들어와 내가 기대하는 만큼의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인지를 알고 싶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진행 중에 면접의 목적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가끔 면접관 중에 “회사에 궁금한 사항이 있느냐”라고 물을 때가 있다. 이럴 땐 업무와 관련된 질문이 좋다. 예를 들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이런 것인데,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느냐, 혹은 나는 기존에 이 정도의 업무를 했는데, 내가 여기서 업무를 더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이 중요한가를 물어보는 것이다. 회사의 근무 조건에 대한 질문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근무 시간이나 휴가, 복리후생 등에 대해 물으면 반드시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⑤ 황당 질문엔 깔끔한 논리로
“시각 장애인을 위한 양념 수납 선반을 설계하시오.” “맨해튼의 전화번호부를 평균 몇 번이나 펼쳐봐야 원하는 이름을 찾을 수 있습니까?”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유명한 ‘퍼즐 인터뷰’ 가운데 일부다. 문제 하나에 순발력은 물론 문제 해결 능력, 전공 지식, 시사 상식 등을 골고루 묻고 있다. MS의 면접 방식은 실리콘밸리·월스트리트뿐 아니라 전 세계 일류 기업의 인터뷰 관행을 바꿔놓았다.

우리 기업도 마찬가지다. “○○시에 주유소가 몇 개나 필요할 것 같은가?”(GS칼텍스) “서울에 바퀴벌레가 몇 마리인가?”(SK그룹) 같은 문제가 자주 출제되고 있다. 이렇게 기업들은 과거 전공 지식과 인성만 확인하는 면접에서 탈피,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인재를 평가하고 있다. 지원자들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난감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위기를 모면하는가, 얼마나 논리적으로 설득하는가가 관건이다. ○○시의 주유소 개수를 묻는 질문엔 “한국의 가구당 평균 차량 보유 대수가 1~2대인 것 같습니다. 가구당 인구가 여섯 명 이상이라면 두 대 이상 갖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가구당 일주일에 쓰는 기름을 ○ℓ로 계산해 보면…”하는 식의 답변이 높은 점수를 받는다. 정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답을 구하는 논리적 사고의 흐름을 보는 것이다.

⑥ 영어? 프레젠테이션? 당당하게!
영어 인터뷰나 프레젠테이션 면접 전형도 대세. 삼성그룹은 프레젠테이션 면접에서 지원자들이 한 시간가량 문제를 정리할 시간을 준 다음 20분 정도 발표하게 한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를 가정하고 그 상황에서 전공 지식을 활용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문제의 핵심이다.

또 그렇게 해결했을 때 좋은 점과 문제점을 제시하게 한다. 가령 ‘휴대전화의 안테나가 불편해 안으로 집어넣고 싶은데, 안으로 집어넣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해결 방법을 제시하라’는 식이다. 가상 상황이지만 전공 이수 과정에서 배웠던 이론을 충분히 활용해 현실성 있는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영어는 공인어학 점수보다 실전 능력을 체크하는 추세다. 외국인 면접관이 돌아가면서 한두 개 정도 질문을 던진다. “리더와 폴로어의 차이가 뭐라고 생각하느냐” “싱가포르와 베트남은 어떻게 다른가” “김치 담그는 방법을 말해봐라” 등 평이해 보이지만 은근히 대답하기 까다로운 내용이다.

이럴 때일수록 ‘Back to the Basic’을 되뇌야 한다. 서양인들은 몸에 밴 기본 예절뿐 아니라 그 표현을 깐깐하게 평가한다. 대수롭지 않은 것이니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태도는 절대 금물이다. 질문에 대한 대답은 ‘Yes’ ‘No’만으로 너무 간단하게 끝내는 것보다 ‘Yes, I do’ 또는 ‘No, I don’t’와 같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⑦ 나에게만 질문이 쏟아진다면
집단 면접에서 면접관이 유독 나에게만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았다면? 일단 낙방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이유는 대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있다. 면접관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면서 질문을 하는데, 너무 뻔하거나 평범한 내용을 보면 궁금한 부분이 생기지 않는다. 가능하면 구체적으로, 그리고 자신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내용을 강조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한다.

반대로 면접관이 계속 파고들면서 한 가지 질문만 하는 경우에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계속 파고드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과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어떤 것이죠?”라는 질문을 받았다면 합격증을 반쯤은 쥐고 있다고 생각해도 좋다.

이렇게 자신에게 질문이 몰리고, 호의적일 때는 구체적으로 사례를 들어 답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장점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어왔을 때 “책임감이 강하고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납니다”라는 프로토콜형 답변보다 학교를 다니면서 책임을 맡고 수행했던 일의 과정과 결과, 어떤 식으로 문제 해결을 해냈는지에 대해 설명하면 질문자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도움말=인크루트, 리크루트,
*잡코리아, 커리어 및 주요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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