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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도봉·수색에 알짜 많다

중앙일보

입력

이코노미스트 부동산 비수기를 맞이해 부동산 거래 시장이 얼어붙고 있지만 역세권 재개발 구역의 매물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역세권 재개발 구역은 개발에 따른 기대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지역을 찾는 수요층이 생각보다 탄탄한 편이다.

▶ 대부분 평지로 이루어진 서울 도봉 2구역 재개발 지역. 2010년에 법조타운이 들어선다는 호재가 겹치면서 지분시세도 치솟았다.

특히 도봉2·3구역, 수색9구역, 노량진2구역 같은 지역은 역세권 재개발 구역이면서 나중에 9호선, 경의선, 경전철 같은 교통망이 새로이 확충·개통될 예정이다. 앞으로 대표적인 ‘더블 역세권’으로 자리매김할 지역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역세권 유망지역에 대한 시장 동향에 대해 알아보자. 그중에서도 대지지분이 많은 곳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자.

◇노량진뉴타운2구역 동작구 노량진동 232 일대 2만1918㎡ 규모를 주목하자. 이 지역은 국철 1호선 노량진역과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이 걸어서 7분 거리에 있는 더블 역세권 구역이다. 게다가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되는 2008년 말에는 노량진역이 1, 9호선 환승역으로 변해 3개 지하철 노선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2004년 11월 추진위 승인을 받은 후 구역지정을 준비 중이다. 최근 분양한 노량진 1구역을 제외하고, 사업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곳에는 66∼132㎡ 규모 400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으로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내정된 상태다.

완경사지인 이곳은 구역 위쪽으로는 노후불량주택이 밀집해 있고, 아래쪽으로는 입주한 지 20년 안팎의 원룸, 빌라 등이 있다. 비전공인 강정숙 대표는 “40년 이상 된 노후불량주택들이 전체의 60∼70%를 차지하고 있어 다른 구역에 비해 개발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지분 시세는 빌라 33㎡ 규모 안팎이 3.3㎡당 2500만∼3000만원 선, 99㎡짜리가 3.3㎡당 1500만∼2000만원 선, 구옥 132㎡ 이상이 3.3㎡당 1300만∼1500만원 선이다. 강정숙 대표는 “2구역은 사업속도도 빠른 데다 구역 규모가 작다 보니 매물이 나오지 않아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된 이후 3.3㎡당 500만원가량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 구역의 조합원은 약 260가구. 빌라 42㎡ 규모 이상 지분만으로 99㎡대 아파트를 배정 받을 가능성이 크다. 또 뉴타운으로 지정된 이후 재개발사업을 추진한 터라 지분 쪼개기도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구역 안에 학생들을 상대로 임대하는 사람이 많아 자칫 사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곳의 뉴타운공인 관계자는 “잘 발달된 상업지역이 가까이 있는 데다 영등포 뉴타운, 흑석 뉴타운, 지하철 9호선 개통 등 개발호재가 풍부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본다면 투자가치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도봉2, 3구역 도봉구 도봉동 95, 625 일대 총 3만2400여㎡ 규모로 국철 1호선 방학역이 걸어서 7분 거리에 있다. 중랑천을 등지고 마주한 2, 3구역은 강북에서 보기 드물게 평지로 이뤄져 있다. 구역 좌우로 북한산과 수락산이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역이다.

빌라나 연립보다는 20∼30년을 훌쩍 넘은 노후 단독주택이 95%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조합원 수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지분 쪼개기도 거의 이뤄지지 않아 30평 이상의 큰 지분이 많이 들어서 있다. 하지만 2개 구역을 합친 규모가 웬만한 1개 재개발구역 면적만 하고 서울 외곽에 위치해 도심지역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역삼각형 모양을 하고 있는 도봉2구역은 총 1만2417㎡ 규모로 서원아파트와 마주하고 있다. 도봉2구역 시공사로 선정된 경남기업은 용적률 210%를 적용해 105㎡ 규모 아파트 208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2구역은 총 공급물량은 적지만 일반분양 물량이 많이 나오는 게 특징이다. 조합 관계자는 “이 구역은 300가구 미만으로 지어지기 때문에 임대아파트 건립 의무가 없는 데다 조합원도 150여 명에 불과하다”면서 “따라서 일반분양 물량이 30%가량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만9956㎡ 규모의 도봉3구역은 직사각형인 데다 도봉로와 접하고 있어 2구역보다 모양새나 입지가 뛰어나다는 평이다. 이 구역은 삼성물산이 용적률 217%를 적용해 6개 동 56㎡ 53가구(임대), 112㎡ 190가구, 145㎡ 60가구 등 총 303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조합원 수는 143가구로 일반분양(임대 제외)은 150가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구역지정을 받고, 조만간 조합설립인가를 받을 계획이다.

도봉2, 3구역은 입지와 사업진행 속도가 비슷해 지분 시세도 거의 동일하다. 66㎡ 미만은 3.3㎡당 1300만원 선이고, 66㎡ 이상이 3.3㎡당 1000만∼1200만원 선이다. 이는 2006년 7월에 비해 평당 400만∼7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여기에 법조타운 착공과 경전철 노선까지 확정되면서 매물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이 지역 A공인 관계자는 “현재 책정된 조합원 분양가는 평당 1000만원 선이며, 인근 도봉삼성래미안 102㎡가 4억원 선”이라면서 “추가분담금 없이 99㎡ 규모 아파트를 배정 받을 수 있는 99㎡짜리 지분이 3.3㎡당 1200만원 선인 것을 감안하면, 이런 지분을 사 두면 얼추 7000만원 이상의 수익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색, 증산뉴타운9구역 은평구 수색동 26 일대에 3만6514㎡ 규모로 지하철 6호선 수색역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구역이 평지인 데다 지구 중심 역세권에 위치해 사업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수색 9구역은 용적률 250∼400%를 적용해 15∼43평형 총 705가구(임대 105가구 포함)가 들어설 예정이다. SK건설이 시공사로 내정돼 있다.

조합원 수는 536명으로 일반분양 물량이 10∼15%가량 나올 것이라는 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지난 5월 재정비촉진계획 주민설명회를 마치고, 조만간 촉진계획안이 확정될 예정이다.

수색동 C공인 대표는 “수색9구역은 2005년 단독주택 재건축사업을 진행하면서 추진위 승인까지 받았다”며 “그 당시 추진위가 그대로 남아 있어 도시재정비촉진계획만 확정되면 사업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분 시세는 33㎡ 규모 안팎이 3.3㎡당 3000만원 선, 39∼42㎡이 3.3㎡당 2800만∼3000만원 선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촉진지구로 지정된 이후 3.3㎡당 1000만원 정도 오른 가격이다. 하지만 토지거래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거래가 지난해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는 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수색, 증산뉴타운 내 M공인 대표는 “수색동과 인접한 상암동 월드컵 3단지 109㎡ 규모 아파트의 경우 6억∼7억원, 2단지 82㎡의 경우 4억5000만∼5억원 선의 거래가가 형성되어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주거 쾌적성 및 경의선, 공항철도 등 호재가 있는 수색, 증산뉴타운9구역의 지분 시세는 저평가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길진홍 부동산뱅크 기자 kjh@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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