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라 다쿠야 “초난강처럼 한국서 활동 해보고 싶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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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히어로’를 들고 부산영화제 현장을 찾은 일본 톱스타 기무라 다쿠야. 가수로서 한국에서 공연하고 싶다는 뜻도 비쳤다. [사진=송봉근 기자]

일본 톱스타 기무라 다쿠야(木村拓哉 ·35)의 부산 나들이는 역시나 화려했다. 5일 기자회견이 열린 파라다이스 호텔 앞에는 일본 여성팬 100여 명이 몰려들었고, 앞서 김포·김해 공항에선 한국 팬들이 뜨거운 환영을 보냈다.

 그는 1988년 결성된 그룹 ‘스마프’로 시작해 TV드라마와 영화까지 두루 최정상의 인기를 누리는 배우다. 올 부산영화제에 초청된 신작 ‘히어로’에서는 중졸 학력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해 거대한 사회비리와 맞서는 열혈 검사를 연기했다. 아시아 기자 수백 명이 북새통을 이룬 회견장에서 그는 “안녕하십니까”라며 제법 긴 한국말 인사를 건넸다.

 -한국어 발음이 퍽 자연스러워서 놀랐다.

 “일본에 오는 한국 분들이 참 예의 바르다. 그런 나라에서 나도 예의를 지키려면 인사말 정도는 제대로 해야지 싶었다. 알다시피 스마프 멤버 중에 초난강이 한국어를 잘한다. 그에게서 조금 배웠다.”

 -20년간 활동하면서 최정상의 인기를 누려왔다. 인기가 두려웠던 적은.

 “없다. 대중 앞에 선다는 것은 저마다 감정을 갖고 있는 한 사람 한 사람 앞에 서는 것이라는 마음으로 일해왔다. 한마디를 해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게 다르다. 그래서 매번 성실하고 진실되게 하려고 애써왔다. 다른 멤버들도 나도 가족과 일상이 있는 특별하지 않은 사람이다. 오늘의 모습은 그 동안 다양한 경험을 솔직하게 받아들이면서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최정상에서, 인기순위 1등에서 혹 밀려나면 속상할까.

 “순위란 결과에 불과하다. 주변 사람은 몰라도 정작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런 데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내 일을 레이스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달려서 완주하겠다는 느낌으로 일한다. 몇 등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일본에서 한국배우들이 큰 인기를 얻는 것에 자존심 상한 적은 없나. 거꾸로 초난강처럼 한국에서 활동할 생각은.

 “의외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초난강이 한국에서 이런저런 활동을 하면 같은 멤버이면서도 나중에야 알게 된다. 나도 해보고 싶다. 한국배우들의 인기는 작품이 좋으니까 당연히 그게 인기로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돌 그룹으로 시작했다. 나이 드는 게 두렵지 않나.

 “아이돌이라고 주변에서 형용사를 붙여줬는데, 나는 한번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다. 아이돌, 어쩐지 가식적인 느낌이 들어서다. 나는 창작하는 사람이고 표현을 전달하는 사람이니까 진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는 것은 행복하다. 건물이 한 층 한 층 올라가는 것처럼.”

 -‘시청률의 사나이’로 불릴 만큼 출연작마다 성공했다. 작품 선택의 비결은.

 “답변에 실망할지 모르겠는데, 나는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작품보다 현장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한국에서 공연할 생각은.

 “같은 소속사의 다른 가수들은 다른 나라에서도 공연하는데, 스마프만 유일하게 안하고 있다. 응원하는 팬들에게 답례의 마음에서라도 해보고 싶다. ”  

부산=이후남 기자 ,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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