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여성>호텔세일즈 사교적 성격에 섬세함 더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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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어느 여성이든 환영합니다.호텔업계에서 이름난 마당발이 돼보고 싶지 않습니까.』 86년 대학졸업(연세대 정외과)과 동시에주저없이 호텔분야로 뛰어든 인터컨티넨탈호텔 판촉과 李銀洙대리(31)는 국내에 진출한 1백50여개의 외국회사를 상대로 호텔이라는 상품을 파는 세일즈우먼이다.
93년 한햇동안 李대리가 거둔 실적은 2만4천개의 객실판매.
정확히 인터컨티넨탈호텔 40개분을 팔아치운 셈이다.객실 단가는평균 12만5천원 정도로 李대리가 끌어온 판매액은 무려 30억원. 지난해 상.하반기 모두 호텔이 선정한「WINNER(승리자)」에 올랐다.
「시설만 갖추고 가만히 있어도 손님이 제발로 걸어들어와 체크인했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는 호텔세일즈는 객실을 파는 룸세일즈,국제세미나와 같은 국제행사나 기업체 연수등의 유치를 전담하는 뱅큇(Banquet)세일 즈등으로 나뉜다.호텔의 경영실적과 직접 관련되는 중요업무임은 물론이다.
李대리와 같이 세일즈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들의 수는 61개 특1,2급호텔에서 약50명.정규직으로 호텔에 종사하는 여성의 비율은 타업종에 비해 무척 높은 편이지만 프런트오피스.식음료부같은 부서와 비교해볼때 세일즈 쪽으로는 아직까지 여성의 진출이덜된 편이다.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1년7개월째 세일즈업무를 하고 있는 鄭光熙계장(29)은 호텔 안팎에서「케이트 鄭」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마당발로 1주일내내 80개가 넘는 대사관.은행등을 헤집고 다닌다.
지난달 26일 방한했던 릭파이 태국총리 일행의 방한 일정을 3개월전에 정확히 알고 대사관 관계자들과 꾸준히 접촉,유치에 성공함으로써 능력을 인정받았다.鄭계장은『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갖는 첫인상은 공항이나 투숙호텔 에서 결정되는 일이 많습니다.민간외교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는 자리이기도합니다』며 호텔세일즈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한다.
이렇게 호텔 세일즈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웨스틴조선은 지난 1월 李芝淑차장(32)을 팀장으로 李明愛과장(35)등 여성 4명으로 구성된 판촉팀을 발족시켰다.
호텔홍보업무 분야도 여성들의 세심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
홍보담당 책임자인 여성만도 그랜드하얏트의 金鳳榮부장,웨스틴조선의 정현순과장(40),스위스 그랜드호텔의 宋敬熙실장(35)등이다.KBS아나운서 출신의 宋실장은『호텔 홍보직뿐 아니라 호텔세일즈 분야에서 여성들의 두드러진 활약이 예상되는것은 여성이 지닌 섬세함과 사교적인 성격을 무기로 능력을 발휘할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호텔분야에서 일하는데 필수적인 자질은 외국어,특히 영어실력.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외국인인데다 세계 각지에 체인을 형성하고 있는 호텔의 경우 이사급 이상 경영자들 가운데 외국인이 많아 외국어실력이 달리면 막히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 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인원채용에 있어서도 외국어 구사능력이 중시된다.최근 웨스틴조선호텔에 채용된 林慶琁씨(25)는『1차 필기시험(TOEIC)과 부장급 면접,2차 이사급 면접,3차 총지배인 면접을 통과할때까지 모든 대화의 70% 이상을 영어로 했다』고전한다. 대부분의 호텔에 있어서 인원충원방식은 결원이 생길때 마다 수시로 면접을 통해 뽑는 것이므로 호텔세일즈 직종에 진출을 원할 경우 입사하고 싶은 호텔인사부에 미리 이력서를 제출해놓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康弘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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