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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미국 대선] 케리, 이변 없는한 '부시와 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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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미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위한 '미니 수퍼 화요일'을 앞두고 미 민주당 존 케리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의 폭발적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3일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미주리.델라웨어.오클라호마.뉴멕시코.노스다코타 등 7개 주에서 일제히 경선이 치러지기 때문에 이같이 불린다.

뉴스위크 최신호는 케리 상원의원이 부시 대통령과 대결할 경우 48대46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지난달 31일자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다른 조사에서도 케리 상원의원은 3일의 경선을 앞두고 대의원 수가 가장 많은 미주리주와 애리조나주에서 지지율 선두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사령관은 오클라호마에서 1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는 대부분 주에서 고전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큰 변수가 없는 한 케리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가 반세기 동안 이어져 온 민주당의 '대선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북부의 리버럴(진보적)과 상원의원 출신은 안 되고 서민적 친근감이 없으면 곤란하다"는 민주당 징크스가 케리 의원에게 모두 해당되기 때문이다.

◇남부의 북부 거부감=1961년 북부 매사추세츠주 출신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당선된 후의 민주당 대통령은 모두 남부에서 나왔다. 린드 존슨(63년)은 텍사스, 지미 카터(77년)는 조지아, 빌 클린턴(92년)은 아칸소 등 모두 남부다. 공화당과 겨뤄야 하는 본선에서 북부 매사추세츠주 케리 상원의원이 남부 민주당원의 표를 모으는 데는 적당치 않다는 얘기다.

◇상원도 약점=상원의원이 막바로 대통령 되기는 쉽지 않다. 현 부시 대통령(텍사스)과 클린턴(아칸소).레이건(캘리포니아).카터(조지아)는 모두 주지사 출신이었다. 존스홉킨스대 돈 오버도퍼 교수는 "상원의원은 자신의 표결 내용이 나중에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케리 상원의원도 91년엔 이라크전에 반대했다가 2003년에는 이라크전에 찬성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왜 그렇게 투표했느냐"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서민풍이 필요해=유권자들은 부시나 클린턴.레이건처럼 소탈한 인상을 좋아한다. 한데 케리의 경우 민주당 앨 고어 전 부통령처럼 왠지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인상은 소탈해도 '원로원'으로 불리는 상원에 오래 있었고, 재벌 부인과 재혼했으며,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명문대 출신이라는 점 때문으로 분석된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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