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조백일장>심사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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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이 달에는 투고 작품의 양과 질이 다른 어느 때보다 풍성했다. 그만큼 입선작을 고르는 데에도 힘이 들었다.
우선 여러번 입선의 기회를 가졌던 봉화읍의 우경화씨와 엄동현(부산).배양정(울산).임성구(창원)씨등 입선권내의 작품임에도불구하고 새로운 투고자들에게 자리마련을 해주기 위해 한번쯤 양보의 기회를 갖도록 했다.
일정한 수준에서 고른 역량을 보여주는 이들의 작품은 우리 시조단의 새로운 세력이라는 점에서 항상 주목되고 있다.
「중앙 시조 지상백일장」의 전통을 빛내는 시인으로 성장해 주기 바란다.
장원으로 뽑은 송명숙씨의「대금산조」는 새로운 신인의 작품 세계가 어떠한 것인가를 증명시키는 참신성이 돋보였다.
이 말은 차상으로 뽑힌 이주식씨의 「딸에게」도 함께 적용되는말이다. 우선 시를 꾸미는 솜씨가 아마추어 수준에서 벗어나 있고,언어의 선택이 현대적 시각에서 잘 정리되어 있어 호감이 갔다. 송명숙씨는 이외의 다른 작품에서도 균형있는 역량을 보여주고 있어 이 달의 장원으로 뽑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차하로 뽑은 김동호씨의 작품은 다소 상이 단조로운 것이 흠이긴 하지만 시조의 형식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섬세한 시각이 눈에띄었다.그것은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보상이기도 했다.
입선작으로는 김영란씨의「불꽃놀이」와 엄경용씨의「사비성」,이영필씨의 「설거지를 하며」를 뽑기로 했다.이 세분의 작품은 비록입선에 머물긴 했어도 차상과 차하를 놓고 견주었으리만큼 탄탄한구성력과 언어의 긴장감을 잘 유지해주고 있다.
다만 김영란씨의 경우 둘째수 종장 마무리가,엄경용씨의 경우 함축의 묘에서,이영필씨의 경우에는 둘째수의 평이한 구성이 각각지적의 대상이 되었다.나머지 서희자씨와 송윤철씨는 부분부분 따듯한 언어의 감칠맛이 입선의 기쁨을 안겨 주었다.
함축과 정제의 훈련을 거친다면 앞으로 좋은 작품을 기대할 수있으리라고 본다.
〈심사위원:尹今初.柳在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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