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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청색 LED 개발자에 대가 지불 판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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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발명의 대가가 2만엔에서 2백억엔으로-'.

일본 도쿄(東京)지방재판소는 지난달 30일 "청색 발광 다이오드(LED)를 세계 최초로 발명한 발명가에게 회사 측은 2백억엔(약 2천2백억원)의 대가를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나카무라 슈지(中村修二.49)가 1990년 청색 LED를 개발할 당시 근무했던 닛치아(日亞) 화학공업으로부터 받았던 '포상금'은 불과 2만엔. 발명의 대가가 무려 1백만배로 뛴 셈이다.

재판부는 나카무라 교수가 닛치아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권 확인소송에서 "훌륭한 개발 여건이 갖춰진 대기업과 달리 빈약한 연구환경 속에서 개인적 능력과 독창적인 발상을 통해 세계적인 발명을 이룩한 만큼 충분한 개발의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닛치아의 94~2010년의 추정 매출액 1조2천86억엔 중 50%는 나카무라 교수가 발명한 특허 때문이고, 이익의 20%인 1천2백8억엔이 청색 LED에서 나온 것이라고 산정했다.

여기서 회사가 제공한 설비투자를 빼더라도 50%인 6백4억엔은 나카무라 개인의 발명 대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소송에서 나카무라 교수의 청구액이 2백억엔이었던 만큼 회사 측 지급액은 2백억엔으로 판결됐다. 닛치아화학 측은 "납득할 수 없다"며 즉각 항소의 뜻을 밝혔다.

판결 후 산업계는 "종업원의 발명은 회사의 재산이란 통념이 통하지 않게 됐다"고 크게 우려를 표시하고 있지만, 여론은 "샐러리맨들에게 꿈을 줬다"며 환영하고 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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