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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온라인 교실] 소득재분배 단점도 있다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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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Q: 책에서 '평등성을 추구하는 정책이 효율성의 측면에서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문장을 보았습니다. 소득재분배 정책을 시행하면 경제적 비효율성이 왜 생기나요. 효율성과 평등성이 어떻게 상충되는지 알고 싶습니다.<독자 이상신 님>

A: 효율성은 성장을 중시하고, 평등성은 분배를 강조하는 개념입니다. 효율성과 평등성, 즉 성장과 분배는 서로 반대의 개념입니다. 어느 한쪽을 잘 되게 하려면 다른 쪽을 희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원이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명이 빵을 만드는데 당장 배가 고프다며 나눠먹기부터 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분배를 먼저 해서 일단 배고픔은 해결하겠지만 빵을 크게 만들 수는 없어 배가 부를 만큼 많은 양을 먹을 수는 없겠지요.

반면에 모두가 당장의 배고픔을 참으면서 좀더 오랜 기간 빵 만들기에 매달린다면 더 큰 빵을 만들어 나눠먹을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고 계속 만들기만 강요한다면 배고픈 고통이 커지겠지요.

국가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가 1970~80년대 고도성장을 추구하면서 대기업을 지원한 것은 효율성을 강조한 정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성장에만 치중하면 경제력 집중 현상이 생기고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사회불안 요인이 됩니다.

경제가 웬만큼 성장하면 분배에 대한 욕구가 생겨나게 마련입니다. 노조운동이 활발해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분배를 위해서는 자원이 필요합니다. 기업이나 부자들로부터 세금을 많이 거둬야겠지요. 기업이나 부자들은 소득을 빼앗긴다고 생각하기 쉽고, 일할 의욕과 성취욕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게 효율성의 저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분배를 너무 강조하면 투자보다 소비가 늘어나고 저축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어느 한쪽을 너무 강조하기보다 경제발전 단계에 따라 성장과 분배를 적절히 조화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종태 경제연구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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