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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파업 출근길 시민들 교통전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국가의 대동맥이 마비됐고 시민들의 발도 묶였다.
경찰이 23일새벽 전국 동시다발로 기관차사무소등에서 농성을 벌이던 기관사들을 전격 연행함에 따라 앞당겨진 철도파업으로 이날 전국은 온통 혼란속으로 빠져들었다.
전국 각 철도역에선 시민들이 아예 오지도 않는 기차를 기다리며 발을 굴렀고 특히 수원.인천등 주변도시에서 서울로 출근하는시민들의 발이 묶여 수도권 일대 교통대란이 빚어졌다.
◇출근전쟁=철도파업의 가장 직접적 피해는 국철과 전철의 운행구간이 겹치는 수도권일대에서 발생했다.
수원역은 오전6시부터 상.하행선 열차운행이 전면 중단되고 평소 5~10분 간격으로 운행되던 전철도 40분이상씩 지연운행돼아수라장이 벌어졌다.
시민들은 뒤늦게 수원시외버스터미널로 몰려가고 택시를 잡아타느라 이 일대 교통은 마비상태 가 됐다.
인천지역 역시 전철이 평균 30분 이상씩 지연운행돼 주안.부평.부천역등 경인지역 주요 전철역마다 출근인파가 수천명씩 몰려혼잡이 극에 달했다.
의정부.과천지역에서도 한꺼번에 택시.버스로 몰려 서울로 통하는 국도가 한때 마비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열차중단=전국적으로 평소 운행되던 열차의 10% 정도만 운행돼 시민수송이 마비된 것은 물론 화물차의 운행중단으로 석탄.
원자재등의 물류들이 전달되지 않아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서울역의 경우 새마을열차의 운행은 완전 중단됐고 경부선은하루 1백47개 열차중 28개,호남선은 39개중 8개,전라선은24개중 4개 열차만이 운행돼 시민들의 항의.환불소동을 빚었다. 부산역에서도 서울행 새마을열차 19편과 통일호 9편등이 전면 운행중단돼 부산지방철도청이 기관사출신 직원들을 동원,오전 7시15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서울행 무궁화열차 9편을 임시로운행하고 있다.
광주역도 오전 7시20분 서울행 통일호열차등 3편의 운행이 중단됐고 전라선은 오전 9시10분 순천~서울간 무궁화호를 비롯,새마을.무궁화.통일호등 상.하행선 열차 28편의 운행이 전면중단중이다.
열차중단으로 인한 산업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여수지역의 경우 하루평균 6백~7백상자(상자당 25㎏)씩 서울.이리지역으로 운송되던 수산물의 운반이 중단됐고 경주지역을 지나는 모든 열차가 중단돼 울산지역 산업에 큰 피해가 우려되고있다. ◇시민항의=전국 각 역마다 시민들의 발을 담보로 하는철도파업에 대해 항의가 잇따랐다.
서울신도림역의 경우 오전 8시40분쯤 인천발 의정부행 20호국철이 지연운행을 하자 시민들이『왜 시민들을 볼모로 하느냐』며기관사 崔정인씨(30)와 차장을 폭행,이들이 달아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또 구로역에서는 전철에서 내린 시민 수백명이 철길을 따라 신도림역까지 걸어오며 전동차 유리를 깨뜨리는등 격렬한 항의를 했다.
그러나 서울 망우역.구로역과 경남 가야역등에선 기관사들이 열차부품을 빼내가는 등의 방법으로 운행방해를 했다.
시민 金政東씨(38.회사원)는『걸핏하면 시민들을 볼모로 협박하는 기관사들의 태도에 분노를 금할수 없다』며『정부도 아무런 대책없이 갑작스레 기관사들을 연행해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를 보게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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