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눈>독일이 노쇠화로 삐걱 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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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독일축구가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한 한판이었다.
독일은 같은 유럽식 콤팩트사커를 구사하는 스페인을 맞아 「전차군단」이라는 닉네임에 걸맞은 조직력을 선보였으나 90이탈리아월드컵에 비해 주전들의 노쇠화로 인한 기동력 약화를 숨길 수 없었다.볼리비아와의 첫 게임에서 고전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같다. 반면 스페인은 배수진을 치고 미드필드부터 독일과 팽팽히맞서는등 선전했다.
특히 스페인의 스트라이커 살리나스.고이코에트세아가 한국전 때보다 위력을 과시했다.
이날 게임은 서로 잘아는 팀간의 경기여서인지 대등하게 전개됐으나 스페인이 정신력.투지에서 앞서 있었다.
독일은 1차전 때와 같이 백전노장 마테우스가 게임을 지휘했다.독일이 전반적인 전력약화 속에서도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잃지 않는 것은 마테우스 덕분이다.
마테우스는 부흐발트.콜러를 이끌며 탄탄한 중앙수비를 펼쳐 좀처럼 찬스를 허용하지 않았다.
양 사이드어태커인 브레메. 슈트룬츠는 후방에서 3선공격의 날카로움을 선보였다.공격형 MF 헤슬러.에펜베르크는 2선에서 최전방 투톱인 클린스만.묄러를 지원사격하면서도 수시로 스위치플레이로 전면에 나서 상대수비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독일의 강점은 바로 탄탄한 수비와 다양한 공격루트다.
특히 시원한 오픈공격과 수비에서 원패스로 최전방으로 찌르는 롱패스는 빠를 뿐만 아니라 정확도가 일품이었다.
결국 독일은 수비진,양 사이드어태커의 공격 3선,공격형 MF의 공격 2선등 삼겹의 공격루트로 최전방 투톱에 연결시키는 위력을 발휘한 셈이다.
또 세트플레이 때마다 헤딩에 강한 에펜베르크와 수비수 브레메까지 가세,위력을 더했다.
따라서 수비의 조직력이 떨어지는 한국으로선 가장 어려운 팀이바로 독일이다.
한국은 거의 전원이 깊은 태클을 구사하는 독일의 패스중간차단을 피하기 위해선 빠른 볼처리가 무엇보다 긴요하다.
또 공격진은 수비부터 시작되는 독일의 공격을 차단하기위해 상대진영에서부터 적극적인 밀착수비를 펼쳐야 한다.
수비진은 클린스만.묄러(또는 리들레)에 대한 밀착마크와 함께커버플레이.조직력을 발휘해야 하며 제공권에 각별히 신경써야할 것이다. 공격은 겹수비를 뚫기위해 중앙돌파보다는 빠른 발을 이용,측면돌파를 노리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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