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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학씨, 하회탈춤 추는 인형 만들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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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하회탈을 쓰고 팔·다리를 자유로이 움직이며 직접 탈춤을 추는 인형을 만들었습니다. 벽에 걸어두는 장식용 관광상품인 하회탈에 동적인 생명력을 불어넣으려 했죠.”

 28일부터 열리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을 앞두고 하회탈 꼭두각시 인형을 선보인 고영학(47·사진)씨는 “전통 관광상품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씨가 이번에 내놓은 꼭두각시 줄 인형은 키 40여cm에 팔 다리에 매단 줄을 이용해 어른 아이 할 것없이 누구나 손쉽게 하회탈 인형극을 연출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하회탈을 본 뜬 공예품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지만 탈을 쓴 놀이꾼 전체를 본 뜬 인형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양반탈의 정자관과 담뱃대도 그대로 묘사했고 인형에 입힌 옷도 현재 인간문화재(예능보유자)와 탈춤 꾼이 입은 것과 모양·색감·재질까지 똑같다.

 일본과 중국·멕시코·이탈리아 등 외국에서는 피에로 등 그 나라 전통의상을 입은 꼭두각시 인형이 많이 개발돼 있다. 고씨는 지난해 인형 개발에 들어가 이달 초 특허 출원까지 마쳤다.

 전남 담양이 고향인 고씨는 서울의 광고대행사에서 15년 동안 일하다 안동이 좋아 현지에 정착한 문화예술인이다. 옛 문양 등 전통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안동이 전통 디자인의 보고임을 발견하고 이 고장에 흠뻑 빠졌다고 한다. 안동간고등어를 전국 상품화하는데도 참여했다. 4년 전 가족과 함께 안동에 터전을 잡은 그는 “안타깝게도 안동지역 전통 문화와 특산품 중에 사장되는 보물이 많다”며 “그런 것들을 하나씩 꺼내 잘 가꾸고 포장해 세상에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관광상품 개발업체인 오리엔탈에이스라인이란 회사까지 만들었고, 하회탈 꼭두각시 줄 인형을 첫 작품으로 내 놓았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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