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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으로 평가한 패밀리 레스토랑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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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누구는 고향을 찾아 떠났지만 누구는 남아서 도시를 지킨다. 많은 식당이 문을 닫아 외식할 곳이 마땅치 않을 때, 패밀리 레스토랑은 좋은 선택이 된다. 항상 북적대던 곳에서 한산한 여유를 즐기며 고급 레스토랑 기분을 낼 수 있다. 운치 있게 와인까지 곁들인다면 더할 나위 없는 추석 외식이 될 것이다.

추석 연휴 동안 한산한 도심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고급 외식 분위기를 내보자. 빠지지 않는 것이 와인이다. 와인바의 70~80% 가격에 웬만한 와인은 모두 마실 수 있다. 런치 세트 메뉴를 활용하면 식사 겸용 안주 값도 30% 이상 줄일 수 있다. 여기에 각종 신용카드나 통신사 할인카드를 활용하면, 2인 외식비로 2명이 식사와 와인 한 병을 거뜬히 즐길 수 있다.
아웃백스테이크·TGIF·베니건스 등 3개 외식업체를 찾아가 와인을 시음해보고, 장단점을 꼽아봤다.
 
호주 와인은 ‘아웃백스테이크’서

▶ good


화려한 향과 강렬한 맛의 호주 와인을 맛보고 싶다면 단연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다. 호주의 대자연을 표방하는 레스토랑답게 와인 리스트는 단연 호주산 와인이 주를 이룬다. 가격은 2만원대에서 5만원대로 시중 와인바보다 저렴한 편이다. 스파클링부터 화이트, 레드 와인까지 20종류가 갖추어져 있어서 한자리에서 여러 병을 마실 때 단계별로 진도 나가기에 좋다.

한 병만 마실 계획이라면 호주산 캥거루 리지 카베르네 소비뇽(2만9900원)을 추천한다. 깊고 중후한 맛은 없지만 까다롭지 않은 느낌이라 와인 초보자에서 전문가까지 누구나 만족할 만하다. 진한 블랙베리 향은 서양 음식의 느끼함을 달래주고 달지 않은 과일 맛은 질리지 않는다.

두 병 이상 마실 때는 호주산 노타지 힐 샤르도네(2만9900원)로 시작해 레드 와인으로 서서히 넘어가는 것도 좋다. 둘 다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와인이다.
와인 한 병을 주문하면 1만원가량의 애피타이저 한 접시가 따라 나온다. 서비스 메뉴는 돼지갈비 바비큐를 감자튀김에 얹은 ‘레인지랜드 립레츠’와 새우에 코코넛 가루를 입혀 튀긴 ‘코코넛 쉬림프’, 감자튀김을 치즈와 베이컨에 곁들인 ‘오지치즈 후라이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양이 많지 않은 사람이나 이미 식사를 마친 후라면 음식을 따로 시키지 않아도 돼 경제적이다. 애피타이저로는 조금 모자라고 음식을 따로 시키기에는 부담스러울 때는 무제한 리필되는 부시맨브레드가 있다. 기본적으로 나오는 허니버터에다 블루치즈를 서비스로 달라고 하면 와인 안주로도 손색이 없다.

▶ bad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매장은 피하는 것이 좋다. 테이블과 의자 등 마감재 처리 과정에서 사용된 광택제 냄새가 지독해 와인의 향을 즐기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 와인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종업원들이 난감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홈페이지를 통해 와인 리스트를 미리 확인하고 갈 것을 권한다. 물론, 비싼 와인을 주문하지 않는다고 은근히 손님을 무시하는 소믈리에가 없는 것은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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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와인 초보자는 ‘TGIF’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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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와인을 한번쯤 경험해 보고자 하는 와인 초보자에게는 ‘TGIF’가 딱이다. 1만9500원에 부드럽고 긴 여운이 있는 마체레토를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소믈리에가 상주하는 와인바에서는 대부분 칠레나 프랑스 와인을 추천하지만, 초보자에게는 저렴하면서도 향이 좋은 이탈리아 와인이 오히려 더 쉽게 느껴진다.

마체레토는 산지오베제 품종을 사용한 전형적인 이탈리아 와인으로 질감이 가볍지만 타닌이 적절하게 느껴져 패밀리 레스토랑 음식에 곁들이기에 알맞다. 또한 빛깔이 선명하고 꽃 향기가 신선해 눈과 코를 즐겁게 해준다. 화이트 와인부터 마시려면 이탈리아산 로자스피나(1만9500원)가 적당하다. 리스트에 있는 다른 와인의 가격대는 1만~3만원으로 세 군데 패밀리 레스토랑 중 가장 저렴한 제품들로 구성돼 있다.
안주는 8900원에 후레쉬바를 이용하면 저렴하고 만족스럽다. 다양한 샐러드와 견과류, 치즈와 훈제 연어 등을 무제한으로 리필할 수 있다. 그릇이 더러워지면 매번 새 것으로 교환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어 깔끔하게 오래 즐길 수 있다. 단, 후레쉬바는 홍대점과 사당점을 포함한 전국 26개 매장에서만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할 것.

▶ bad

와인 리스트가 빈약해 스스로 와인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기에는 허전함이 느껴진다.
레드 와인이 8종류, 화이트 와인이 2종류다. 와인을 주문할 때 종업원에게 반드시 “볼이 넓은 와인 글라스로 달라”는 귀띔을 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벽이 두껍고 볼이 좁은 칵테일 글라스를 가져오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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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대표 와인 갖춘 ‘베니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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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0년대에 아일랜드인 베니건이 미국으로 건너가 만든 선술집에서 유래했다는 베니건스. 선술집이라고 하기에는 와인 리스트에 꽤 공을 들인 티가 난다. 하우스 와인까지 모두 20종류를 선보이고, 산지별로는 아르헨티나·호주·프랑스는 물론이고 이탈리아·칠레·독일과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나라별 대표 와인들이 준비돼 있다. 가격은 6000~17만원대로 다양하다.

베니건스 와인 리스트에서는 칠레산 코노수르 카베르네 소비뇽(2만9000원)을 선택하면 가격 대비 뛰어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윤기 흐르는 벨벳색의 이 레드 와인은 질감이 부드러워 목넘김이 좋고 건포도와 바닐라 향이 코끝에 걸려 뚜렷한 개성을 보여준다. 버터 느낌의 기름진 풍미가 더해져 안주 없이 마셔도 부담스럽지 않다.
술을 잘 못하는 사람은 340㎖ 용량의 버니니(6000원)를 마시면 된다. 남아공의 스파클링 와인인 버니니는 산뜻한 청포도 향과 달콤한 복숭아 맛에 알코올 도수가 5%다.
베니건스 오픈 10년간 판매 랭킹 1위, 지금까지 약 280만 접시가 팔렸다는 메뉴인 컨트리 치킨 샐러드(1만6500원)가 와인과 잘 어울린다. 엷은 스모크 향을 내는 소스가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 와인의 진한 맛을 더해준다.

▶ bad
칠레의 대표 고가 와인으로 꼽히는 알마비바(17만8000원)를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마시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다. 부담 없이, 거품 빼고 와인을 즐기고자 찾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그 돈을 지불하는 것은 누가 봐도 ‘오버’. 값은 20% 정도 저렴하지만 알마비바 못지않은 맛의 와인들이 리스트에 충분히 준비돼 있다.
www.bennigans.co.kr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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