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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과 집값은 도대체 무슨 관계?

중앙일보

입력

명절 추석이 아파트값에 어떤 영향 미칠까?

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추석과 설은 부동산 거래시장에서 짧은 휴식기를 의미한다. 명절 연휴로 이 기간 동안만은 거래가 끊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설과 추석이 공교롭게도 봄 및 가을 이사철과 거의 맞물려 있어 이들 명절 연휴를 기점으로 가격 움직임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렇다면 추석과 아파트 가격 변동과는 과연 상관관계는 있을까? 또 올해 추석 이후 주택 수요자들은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우선 중앙일보조인스랜드가 제공하는 시세 파워 통계를 통해 최근 3년간 추석 전후 2개월간 아파트값 추이를 분석해 봤다.

아파트 값 ‘정책 변수’에 더 민간

2005년 추석(9월 18일)을 전후해 이전 2개월간(2005년 7월 18일~9월 17일)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1.18% 올랐다. 하지만 추석 이후 2개월 동안(9월 19일~11월 18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39% 내렸다.

수도권 아파트값 역시 추석 전 2개월간 1.77% 올랐으나 이후 2개월간은 1.60% 떨어졌다. 2005년의 경우 서울ㆍ수도권 아파트값이 추석 이후 하락한 것은 같은 해 발표된 ‘8.31부동산 대책’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팀장은 “1가구 다주택의 양도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수요 억제책을 담은 8.31 대책으로 추석 이후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에도 아파트값을 끌어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김은정 재테크팀장은 “대개 집값은 추석이라는 시기별 요인보다 ‘정책 변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의미에서 2005년의 경우 추석 이후 집값 향방은 8.31 대책이 결정지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책 변수 없는 해엔 추석 이후 상승세로 반전 많아

하지만 큰 정책 변수가 없는 해엔 사정이 달랐다. 추석 이후 가을 이사철과 맞물려 매수심리가 살아나면서 가격도 본격 상승세로 돌아선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전무는 “해마다 방학철과 설ㆍ추석 등은 집값이 움직이는 분기점 역할을 해왔다”며 “실제로 추석 등을 전후해 그동안 관망하던 실수요자들이 본격 매수세에 나서면서 가격도 상승 국면에 접어든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난해 추석 이후 집값 급등 현상이다. 지난해에는 추석 이후 아파트값이 큰 폭 올랐다.

추석을 기준으로 이전 2개월 동안(2006년 8월6일~10월5일) 서울 아파트값은 전년과 비슷한 1.69% 올랐지만 이후 2개월 동안(2006년 10월7일~12월6일)은 10.6%나 급등했다. 특히 강북권은 추석 이전 2개월간 1.19% 상승에서 추석 이후 두 달 새 무려 12.92%나 껑충 뛰었다.

경기지역 역시 추석 이전 두 개월 동안 보다 이후 2개월간 오름세가 가파랐다. 2.88% 상승에서 무려 13.38%나 뛴 것이다. 수도권 5개 신도시 역시 추석을 전후해 각각 두 달간 1.30%에서 10.02%로 급상승했다.

지난해 가을 아파트값 폭등은 추석 이후 거래가 늘어나는 일반적인 원인이 아닌 복합적인 이유가 섞여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집값 상승이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퍼져나간 것처럼 쌍춘년으로 신혼부부가 많아지면서 가을 전셋값 급등이 아파트값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또 한라건설의 파주신도시 아파트 고분양가 영향으로 내집 마련에 불안을 느낀 무주택자들이 대거 매수세로 나선 것도 큰 이유다.

주택 수요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렇다면 올해의 경우는 어떠한가? 적어도 추석 이전까지는 약세 장세를 보였다. 올 추석 전 2개월간(7월 25일~9월 20일 현재) 서울 아파트값은 0.85% 올랐다. 예년에 비해서는 상승 폭이 다소 둔화됐다. 경기지역(1.27%)의 경우 의정부ㆍ동두천ㆍ시흥ㆍ안산시 등 개발 호재를 안고 있는 지역의 강세 영향으로 서울보다는 다소 많이 올랐다.

하지만 올 들어 한풀 꺾인 집값 움직임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의 설명이다. 강남구 대치동 명지공인 송명덕 사장은 “대출 규제와 금리인상으로 주택 구매 심리가 크게 위축된 데다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으로 무주택자들의 집값 하락을 기대감도 높아져 기존 매매시장이 예년에 비해 맥을 못추고 있다”고 전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부동산시장이 연말 대통령 선거 등 정책 변수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보합세 속에서 호재가 있는 곳 중심으로 한 국지적 상승을 보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분양가 상한제와 청약가점제 시행으로 부동산 시장의 무게 중심이 기존 매매시장에서 분양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시장 흐름도 놓쳐서는 안된다”며 “다만 청약 가점이 낮은 수요자들은 기존 시장으로 눈을 돌려 급매물을 잡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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