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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산책>6.마르셀 뒤샹作-초현실로 재현의 미술 파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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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천재 피카소는 10년 앞의 예술을 자신의 캔버스에 담았다.그러나 마르셀 뒤샹은 30년 앞의 미술을 주물렀다.뒤샹은 다다라는 새로운 미술운동을 초현실주의로 변화한 동력 변환 장치였다.
또 뒤샹은 다다의 파괴미학에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 는 기성품,즉 레디메이드를 예술에 끌어들였다.그 뒤에 나오는 네오다다는 뒤샹의 레디메이드를「발견된 오브제」란 이름으로 재탕했다.뒤샹은또 미래주의에서 비롯하는 동력과 기계 장치로 움직이는 키네틱 아트의 범주를 정초했다.
다다(dada)는 1차대전을 피해 스위스의 취리히에 모인 작가들이 만든 새로운 미술의 흐름이다.기계문명의 힘으로 자행되는무가치한 대량 학살에 절망한 예술가들이 부조리를 토해내는 모임이었다.우연히 프랑스어의 목마라는 뜻을 갖지만「 다다」는 사전에서 손가락을 짚어 아무렇게나 선택된 말이다.전쟁 앞에서 이성과 심미적 가치 등의 무력함을 질타하기 위해 그들은 반예술과 비예술을 찬양했다.
뒤샹은 1917년 뉴욕 앵데팡당전에 리처드 머트 회사의 소변기에「R.Mutt 1917-샘」이란 사인을 해 출품했다.작가의사인 대신 회사의 이름을,오줌을 내려보내는 변기를 샘으로 뒤집어 표현했다.미국의 문화라면 변기와 교량 밖에 볼 것이 없다고생각한 뒤샹이 미국 문명을 조롱한 것이었다.전시회측이 이 작품을 칸막이로 가리느라 진땀을 뺐던 이른바「레디메이드」는 2차대전 후에 네오다다라는 기치 아래 미국 작가들의 우상이 되었다.
미국은 이라크처럼 성가시게 구는 대상은 짓밟지만 일본처럼 미국을 정면으로 짓밟는 적은 숭배한다.
다다와 연결되었던 뒤샹의 또 하나 흐름은 초현실주의였다.그것은 프로이트와 융의 무의식과 잠재의식에 깊이 연루되어 있었다.
쉽게 말하자면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성욕이라는 것이다.뒤샹의『노총각들이 벗기기까지 한 새색시』라는 작품은 잠재 의식이란 이름의 성욕에서 연상되는 모든 상황을 남녀의 성징을 닮은 기계 부품을 쓰고 작동을 암시함으로써 표현하고 있다.여기에서는 투명한 유리를 통해 3차원의 현실,즉 장소와 공간의 구분이 사라진다.대신 시간성이란 4차원이 몽롱한■꿈 처럼 투영되는 것이다.
그것은 성욕,꿈과 같은 초현실적인 것을 표현한다는 의미에서 초현실주의와 연결된다.
미래주의는 조상의 무덤과 유물의 무게에 짓눌린 이탈리아 예술가들이 욕설과 주먹다짐,폭력을 무대에서 보여줌으로써 시작된다.
그들은 로마의 유적과 르네상스예술 대신 전쟁과 스포츠 카의 굉음,무정부주의와 파괴주의를 찬양했다.
미래주의 정신을 잘 이해했던 뒤샹은 유리판을 회전시켜 색채의혼합을 시도했다.뒤샹이 목표했던 것은 역시 기계가 할 수 없는인간의 영역을 재확인하는 것이었다.그것이 또한 키네틱 아트와 테크놀로지 아트의 방향이었다.바로 인간의 시신 경이 짧은 순간의 잔상을 보존할 수 있는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움직이는 조형을 선택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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