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월동 민주보살 참배-조계종 종단차원서 첫 추모法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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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이 땅의 정의와 평화.민주화를 위해 가신 성스런 5.18영령들이시여.먼저 가신 민주보살 영령들의 정신과 뜻을 이어가겠습니다.』 5일 오후2시20분쯤 광주시북구망월동 5.18묘역에서는 曹溪宗 총무원장 呑星스님과 개혁회의 상임부위원장 知詵,광주지역 사암 주지등 50여명의 스님.불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5.
18영령들을 위한 추모법회가 열렸다.
광주민주화운동 14주기가 지나는 동안 불교운동 단체등의 참배는 있었지만 총무원장등이 참석한 종단차원의 공식적인 행사는 이번이 처음으로 민족과 사회의 고통받는 대중들에게 희망을 주는 참된 종교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라는게 曹溪宗측 설 명이다.
추모법회는 5.18묘역 제단에 서서 부처님의 가름침에 의지하고자 부르는「삼귀의」로 시작돼 呑星.知詵.眞寬스님이 나란히 헌화하고 교구본사 도성주지스님등이 헌향했다.「반야심경」봉독 소리가 은은히 묘역에 울려퍼진 가운데 呑星스님은『과거 총무원의 자주적인 결단력 부족으로 조계종단에서는 공식적으로 망월동 묘지에참배한 적이 없었습니다.그러나 조계종 개혁회의 출범으로 불교의자주화.민주화를 대내외에 천명한 조계종단은 망월동 참배를 통해개혁의지를 다지며 민주항쟁의 넋 을 위로코자 합니다』고 축원했다.광주 관음사에서 열리는 제13차 대한불교 청년지도자대회 참석차 광주에 오는길에 망월동 묘역 참배를 결정한 呑星스님은『종단의 참배가 이토록 늦었음을 충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광주시민의 민주정신이 전국민.종도들과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고말했다.이어 참석자들은 법난대책위원장 眞寬스님의 안내로 5.18묘역에 안장된 2백여기를 일일이 돌아보았다.
呑星스님은 5.18당시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전남지부장이었던 金東秀열사의 묘앞에서는『당시 수많은 불자들을 대신해 전남도청에끝까지 남아 5월27일 새벽에 산화했다』는 金東秀열사 기념사업회 李順揆회장(55)의 설명에 한동안 멈춰서서 말없이 바라보기도 했다.
30여분동안 진행된 법회 참석자들은 광주시민들의 평화와 안녕을 빌며 아미타불을 낭송하고 발길을 돌렸다.
[光州=千昌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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