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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고귀함을 일깨워주는 문학사의 ‘위대한 유산’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두 도시 이야기》, 《데이비드 코퍼필드》, 《올리버 트위스트》, 《크리스마스 캐럴》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찰스 디킨스는 일반적으로 셰익스피어와 함께 영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소설가로 인정받으며 당대인 빅토리아시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작가이다. 그의 소설이 꾸준히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강한 개성을 지닌 등장인물, 미스터리와 멜로가 뒤섞인 치밀한 구성, 은근한 유머, 사회 부조리에 대한 예리한 지적 등 독자들의 흥미를 끌 만한 요소들이 작품 속에 두루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 제대로 된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완역본을 만나기는 힘들다. 대교베텔스만 클래식 시리즈로 출간된 《위대한 유산》(전 2권)은 디킨스 특유의 은근한 유머, 치밀한 상황 묘사, 어눌한 시골 대장장이의 말투까지 그 묘미를 제대로 살려 완역된 책이기에 《위대한 유산》의 독자들에게는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사람, 그 안에 숨은 고귀한 가치를 찾아서
귀네스 팰트로와 에단 호크 주연의 영화로도 유명한 《위대한 유산》은 디킨스가 말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그의 탁월한 예술성과 문학적 깊이, 탄탄한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일인칭 화자의 서술에 디킨스 자신의 성격과 경험이 일부 그려졌다는 점에서 자전적 소설이라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핍이라는 순진한 고아가 온갖 고초를 겪으며 진정한 신사로 성장하면서 ‘위대한 유산’ 의 참된 의미를 깨닫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핍은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성질이 포악한 누나의 손에 다소 비뚤어진 성격의 소년으로 자란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님이 묻혀 있는 늪지대의 교회 묘지에서 처음으로 자의식에 눈을 뜬다. 그리고 바로 그날, 감옥선에서 탈출한 어느 탈옥수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그의 누나는 어린 그에게 항상 인정머리 없이 굴지만, 매형인 대장장이 조 가저리는 바보스러울 정도로 착한 사람으로 핍에게 그야말로 순수한 사랑을 베푼다. 소년 핍은 그런 그와 친구처럼 가깝게 지내면서, 적당한 때가 되면 그의 도제가 되어 대장장이가 될 작정이다.

그때 그에게 또 한 번의 운명적 만남이 찾아온다. 결혼식 날 남자에게 버림받은 후 오랫동안 세상을 등진 채 남자를 향한 복수의 칼을 갈며 사는 미스 해비샴과 그녀의 아름다운 양녀 에스텔라와의 만남이다. 소년 핍은 상류 계급에 속하는 미스 해비샴과 에스텔라를 만나면서 난생처음 집이라는 울타리 밖의 사회를 알게 되고, 자신의 미천한 신분에 불만을 품는다.

그런 핍에게 갑자기 엄청난 행운이 찾아온다. 누군가가 핍에게 막대한 유산을 상속할 것을 약속하며, 그가 신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후원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핍은 정체불명의 그 은인 덕에 고향을 떠나 런던에서 신사 교육을 받게 되지만, 상류 계급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그동안 자신을 돌봐준 매형과 고향 친구들을 부끄러워하는 배은망덕한 속물이 되어간다. 그런 핍이 진정한 신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은인이 정체를 드러내고, 뒤이어 그가 갈등하고 몰락하면서 깨달은 참된 사랑의 힘 덕분이다. 핍은 마지막에 막대한 유산을 포기하고, 대신 이성과 가족애의 회복이라는 ‘위대한 유산’을 얻게 된다.

이 소설에는 이런 큰 줄거리 외에도 미스 해비샴이 세상에 대한 복수의 도구로 키운 에스텔라의 왜곡된 삶, 어떤 남자도 사랑할 수 없는 차가운 심장의 그녀를 향한 핍의 애틋한 사랑, 핍을 미천한 신분이라 경멸하지만 사실 자신의 근본은 그보다 더 미천한 에스텔라 본인도 모르는 출생의 비밀, 그녀와 핍의 은인 매그위치와의 관계 등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 도서명 : 위대한 유산 (전2권)
* 발행 : 대교베텔스만
* 찰스 디킨스 지음 / 전 2권 / 각 권 432쪽 / 각 권 9,800원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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