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조조정·사장단 인사 올해 안에 끝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1면

삼성그룹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삼성전자 등 계열사 구조조정 작업을 올해 안에 모두 마무리 짓기로 했다. 삼성은 또 해마다 1, 2월에 단행한 정례 사장단 인사를 2개월쯤 앞당겨 올해는 이르면 11월 말께 하기로 했다.

  삼성의 이런 움직임은 구조조정 장기화에 따른 그룹 내 동요를 막고 조기에 조직을 쇄신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또 이건희 회장이 주창한 ‘창조 경영’ 등 미래 경쟁력 강화 실행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 내년부터 실행에 옮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단 인사 연내 끝낸다=삼성 고위 관계자는 20일 “이건희 회장 취임 20주년이 되는 날(12월 1일) 이전에 가급적 계열사 구조조정 작업과 정기 인사를 끝내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987년 12월 1일 선대 이병철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이 관계자는 “계열사 경쟁력 강화 조치(구조조정) 과정에서 흩어진 전열을 재정비하고 차세대 유망 사업 발굴 등 미래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기 위한 결정”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전자 등 주력 계열사의 구조조정 이후 과도하게 불거진 ‘경영 위기론’을 불식하기 위한 것도 구조조정 연내 종결 방침의 한 이유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 삼성은 해마다 1월 9일 서울 서소문동 호암아트홀에서 개최했던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도 올해에는 11월 중반으로 앞당겨 진행키로 방침을 정했다. 삼성은 이 회장 취임 이후 매년 1월 그룹 발전에 공헌이 큰 임직원을 선정해 포상하는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을 개최한 뒤 사장단 및 임원의 승진과 이동을 담은 그룹 정례 인사를 해 왔다.

  ◆분위기를 쇄신한다=2007년은 삼성에 회장 취임 20년, 외환위기 이후 10년이라는 특수한 의미를 지닌 해다. 삼성 관계자는 “10년을 주기로 조직을 다시 추스르지 않으면 ‘글로벌 강자’로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혁신 분위기에 따라 삼성은 이번 정례 인사를 통해 대대적으로 보직을 변경하고 인력을 재배치할 예정이다.

 그룹 전략기획실 산하 경영진단(감사)팀과 다국적 컨설팅 회사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삼성전자 등 계열사 경영 진단 결과, 이 같은 분위기 쇄신 필요성이 제기됐다. 삼성 관계자는 “임직원 중 상당수가 이동 없이 특정 부서·보직에 과도하게 오래 근무해 인력·조직 운용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진행 중인 삼성전자 등 계열사 경쟁력 강화 조치도 이런 진단에 따라 인력 감축보다는 부서 통폐합 등 조직 정비와 인력 재배치에 중점을 두고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구조조정과는 별개로 공세적인 투자 기조는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삼성은 7월 올해 설비 확충에 당초 예정대로 14조∼15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표재용·김창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