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한 “차시장 개방” 공세/메이저사 간부들 14일 방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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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같은 수치목표요구 우려/“과다관세­세무조사등 중대장벽”
【워싱턴 AP=연합】 미국의 자동차회사 간부들이 오는 14일 한국을 방문,정부 및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자동차시장에 대한 개방요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미국이 그동안 일본과의 협상에서 자동차 및 부품 「수치목표」 설정에 의한 수입확대를 요구해온 것을 감안하면 이들의 이번 방한은 자동차시장 개방압력의 목표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옮겨진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방문단 단장인 미국 자동차제조업협회(AAMA) 앤드류 카드 회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이 그동안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성장한데 대한 존경심을 표시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한국은 앞으로 자유무역에 동참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세계시장에서 자유무역을 통해 이득을 볼 것이며 우리도 한국시장에서 경쟁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드 회장은 이번 방문이 한국에 대한 「위협」은 아니며 다만 미국정부가 추구하는 자유무역정책이 보호주의적이고 소비자들에게 엄격한 일본의 정책보다 성공적이고 혜택이 많은 것으로 입증됐음을 강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소재 연구소인 한국경제위원회의 국회문제 담당국장인 손야 페테르센씨는 『한국 자동차시장의 개방을 가로막는 몇가지 요인이 있다』고 지적하고 그 예로 현재 10%에 이르는 수입관세를 들었다.
그는 또 한국정부가 외국차를 소유하는 사람들에게 세무조사를 벌이는 일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미국업계측은 만일 한국의 자동차시장이 개방될 경우 최대 경쟁상대인 일본차량의 수입이 금지되고 있기 때문에 포드·크라이슬러·제너럴 모터스 등 「빅3」가 의외의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무역담당 관리는 미국산 자동차를 한국에 수출하는데 필요한 안전검사를 손쉽게 받기 위한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작년 10월부터 진행된 협상에서 아직 관세와 일반세금·광고·판매 등 주요문제들에 대해선 별 진전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미국은 한국의 연간 자동차수요 증가율이 15%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은 반면 시장개방 정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작년 한햇동안 한국은 미국산 1천4백63대를 포함해 1천9백84대의 외국산 차량을 수입,내수판매에서 차지한 수입산 자동차 비율이 0.2%에 그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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