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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티엄 빨리 출하하라 인텔,국내업체에 압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美 인텔社가 국내 컴퓨터시장을 좌우한다.』 최근 586급의펜티엄PC가 예상보다 빨리 잇따라 시장에 나오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시장의 펜티엄PC 조기출하가 美인텔社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는 국내 PC시장의 주력은 아직 486급이고 당분간 상당기간 486급이 국내 컴퓨터시장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내다보고있다.펜티엄PC의 출하는 성급한 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PC시장의 세대교체는 보다 빠른 처리속도를 요구하는 응용소프트웨어가 개발되면 하드웨어가 그 뒤를 쫓아 가는 형식으로 전개되는 것이 상례인데 펜티엄PC의 경우 이같은 패턴에서 벗어난 하나의「돌출」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常軌」를 벗어난 펜티엄PC 등장의 이면에는 중앙처리장치(CPU)칩 공급으로 세계 PC시장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인텔사의 압력이 있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조심스럽게 지적하고 있다. 『인텔에 밉보였다가는 좋지 않을 것 같아 펜티엄PC 출하를 서둘렀다』는 얘기다.
인텔이 국내 PC업계에 압력을 가한 속사정은 올들어 486시장이 성수기를 맞자 AMD社등과 경쟁적으로 가격을 인하,486칩의 채산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더구나 IBM.모토로라.
애플등이 연합한 파워PC가 저가격으로 선보이자 인 텔측에서는 더 이상 486시장을 끌고 가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업계는 짐작하고 있다.
국내 대형 PC업체들은 펜티엄의 라이벌인 파워PC칩이 가격이더 싸고 처리속도도 더 빨라 이미 이 PC를 개발한 상태지만 시판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아직 586급 시장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판단도 있지만 인텔의 영향력을 고려할때 파 워PC의 선점이 무슨 득이 있겠느냐는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社가 최근 개발한 차세대 운영체계(OS)「시카고」는 파워PC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지금까지 계속되어온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의「합작」을 지속하겠다는 속셈을 보이고 있다.
대우통신 소프트웨어연구실 李承九박사는『국내 5대 PC업체가 연구조합을 만들어 운영체계등에 관한 공동연구에 나서야 합니다.
언제까지 외국회사에 놀아날 수는 없지않습니까』라고 국내업체들의숙제를 제시했다.
뛰어난 기술력 이외에 마케팅과 선전의 귀재로 소문난 인텔사.
PC에「인텔 인사이드」라는 마크를 넣어 소비자가 마치 인텔칩을 써야 PC라고 생각할 정도의 마케팅능력을 보유한 인텔사에 대한 국내 업체의 대응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金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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