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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보다 더 미운 SCO그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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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미국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SCO그룹이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리눅스 이용자들의 공적(公敵) 1호로 떠올랐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의 소스 코드를 공개하자는 의미에서 '카피레프트(copyleft)'를 주창하는 리눅스 그룹에 있어 MS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도스와 윈도를 개발한 MS야말로 저작권(copyright) 우산 아래 보호를 받은 덕분에 급성장한 대표적 기업이기 때문이다.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는 2월 2일자 최신호의 '기술계에서 가장 미움을 많이 받고 있는 회사'라는 기사에서 요즘엔 리눅스 그룹들이 MS보다 더 미워하는 기업이 생겼다면서 SCO그룹을 소개했다.

SCO그룹은 MS 윈도의 경쟁자인 유닉스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갖고 있는 회사다.

SCO는 2002년 달 맥브라이드가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한 이후 리눅스를 사용하고 있는 기업에 사용료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엔 대표적 리눅스 사용업체인 IBM을 상대로 30억달러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SCO는 인기 검색엔진인 구글에 대해서도 소송을 검토 중이다.

덕분에 SCO 주가는 많이 올랐다. 1년전 1달러 밑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현재 15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SCO의 행보는 리눅스 진영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누구의 것도 아니며 활용도 자유롭다는 리눅스의 기본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SCO는 급기야 해커들의 공격 대상이 됐고, 이 회사 웹사이트는 해커들에 의해 네 차례나 다운됐다. 요즘 사상 최악의 컴퓨터 바이러스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마이둠 바이러스도 SCO를 미워하는 해커의 소행으로 짐작되고 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PC는 2월 1~12일 SCO의 웹 서버를 공격하도록 프로그램돼 있기 때문이다. SCO는 이 바이러스를 제작.유포한 사람을 잡기 위해 25만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SCO의 소송 협박에도 불구하고 리눅스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리눅스를 사용하는 컴퓨터 서버 판매액은 지난 1년간 전년보다 50% 늘어난 7억4천3백만달러를 기록했다.

MS가 SCO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MS가 유닉스 사용료로 1천2백만달러 이상을 SCO에 지불했기 때문이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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