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내달부터 수집문화재 특별展갖는 金龍斗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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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더 나은 물건을 가진 분도 많이 있는데 이처럼 고국에서 불러주니 고맙습니다.』 일본에서 지난 40년간 한국 고미술품을 어렵사리 수집해온 재일동포 실업가 斗庵 金龍斗씨(72.千里개발주식회사 회장)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하는 「김용두옹 수집문화재 귀향특별전」을 앞두고 지난 25일 방한했다.
일본 효고(兵庫)縣 히메지(姬路)市에 살고 있는 金씨의 소장품은 우리 고미술품만 약 1천여점.
이 가운데 일본내 중요미술품으로 지정된 분청사기 剝地기법 牡丹唐草文扁甁을 비롯,조선중기 金明國작품인 「壽老圖」등 중요한 도자기와 서화 1백30여점이 6월14일부터 7월3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慶南 泗川의 산골마을 출신인 김씨는 부모를 따라 8살때 일본에 건너가 모진 고생을 했다.
태평양전쟁때는 징병으로 말레이시아 전선까지 끌려갔던 김씨는 전쟁후 일본에 정착하면서 당시 전력부족으로 구하기 어려웠던 초와 성냥을 만들어 팔 며 큰성공을 거뒀다.
이어 製綱공장을 차려 큰돈을 번 김씨는 일본생활의 허전함을 메우려 한국미술품에 눈을 돌리고 하나둘씩 수집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정말 미친듯이 찾아다녔습니다.한달에 서너번씩 4시간걸리는 신간선을 타고 동경을 오르락내리락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 그렇게 모아진 斗庵컬렉션은 이미 일본내에서도 뛰어난 한국미술품 컬렉션으로 이름이 나 86년에는 일본 나라(奈良)市 大和文華館에서 그의 도자기만을 모아 「泗川子소장품」초대전을 개최했을 정도다.이번 고국귀향전은 새건물 신축을 예정하고 있는 국립박물관측이 앞으로 4~5년간 전시다운 전시를 할 수없게 돼 서둘러 마련한 전시다.
『고미술품을 수집한다는 것은 이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물건을 찾아내는 일입니다.이런 물건은 당연히 時價가 없지요.그만큼 재미도 있지만 주관이 없으면 무섭기까지 한 일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시준비과정을 둘러본 김씨는 개막식에 참가한뒤 일본으로 돌아가 생각중인 개인미술관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尹哲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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