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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앞바다에서 일본 주도 군사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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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일본이 사실상 주축이 된 대규모 국제 해상 군사훈련이 도쿄 앞바다에서 다음달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이 훈련은 9.11테러 이후 미국이 주도해온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구상(PSI)'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다. 올해 훈련에는 미국.일본과 함께 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프랑스.영국(참가전력 규모 순) 등 7개국이 참가한다.

일본은 2004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장소와 장비를 제공할 정도로 PSI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스페인의 협조로 2002년 12월 스커드 미사일 15기를 싣고 예멘으로 향하던 북한 화물선 서산호를 공해상에서 차단한 것을 계기로 2003년부터 PSI를 출범시켰다.

올해 훈련은 도쿄만 내 요코스카(橫須賀).요코하마(橫濱)항과 도쿄 남쪽 이즈(伊豆) 열도의 오지마(大島) 사이 해역에서 열린다.

일본은 해상자위대가 함정 5척과 P3C 해상초계기 2대를 동원하는 것은 물론, 해상보안청과 경찰의 인력.장비까지 투입할 예정이다.

P3C는 해상에서 일반 함정과 잠수함을 정탐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공중자위대가 운영하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도 1대 투입해 실전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훈련을 벌인다. 일본은 북한을 염두에 두고 이 훈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도 회원국 또는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해 달라는 미국 정부의 권유를 받고 있으나 북한을 자극할 우려 때문에 불참했다.

PSI 훈련의 기본 목적은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이 알카에다나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과 같은 테러집단에 넘어가지 않도록 단속하는 것이다. 대량살상무기를 실은 테러리스트 선박의 수색과 추적, 승선 검사는 물론 압수한 물질을 처분하는 과정까지 훈련한다.

PSI에는 현재 70여 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지만 주도적으로 참가하는 국가는 많지 않다. 훈련 지역에 따라 참석하기 어려운 점도 있고, 국가 간 미묘한 상황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2002년 말 서산호 차단의 경우도 스페인 해군의 협력으로 이뤄졌으나 그 뒤 공해상에서의 정선.검색 행위가 국제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보다 많은 나라가 참가하는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구상(PSI.Proliferation Security Initiative)=육상과 해상.공중에서 핵, 생물.화학 무기 및 미사일 같은 물질과 부품을 불법 수송하는 항공기나 선박을 수색해 차단한다는 국제 공조 프로그램이다. 2003년 5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발표했으며, 현재 영국.프랑스.독일.일본.스페인.호주 등 80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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