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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퇴장 중소업자 활개 사채시장 탈바꿈-금융實名制여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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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明洞.江南일대 사채시장의 얼굴이 달라지고있다.
금융실명제 실시이후 지하경제를 주름잡았던「큰손」들의 검은돈들이 퇴장하면서 한때 마비상태까지 치달았던 사채시장이 최근 중소사채업자들을 중심으로한 새로운 형태의 사채영업으로「살길」을 찾아가고 있다.
당좌수표나 어음.CD할인등 이전의 주거래대상들이 줄어들고 주식.자동차.상품권등「소액이지만 비교적 안전한 담보」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신종거래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명동 사채업자 尹모씨(34)는『실명제이후 사채시장을 주름잡던큰손들과 대기업들이 모두 퇴장하면서 공백이 생겼고 10억~50억원대의 중소 사채업자들이 가계자금을 대상으로 소규모로 돈을 빌려주는 신종 사채영업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고 말했다.
「신종 사채업자」들에게 가장 인기를 끌고있는 것은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지않아 개인들간의 거래만 이뤄지던 비공개 기업 주식들. 지난달 정부보유 지분을 3만4천7백원에 일반인들에게 공개입찰했던 한국통신 주식의 경우 최근 명동사채시장에서「팔자」는 3만7천~3만8천원선,「사자」는 4만1천원이상에 거래되고 있어 입찰가에 비해 10~20%이상 높은 가격대를 이루고 있다.
사채업자 洪모씨(42)는『대표적인 비공개기업으로 조만간 상장이 예상되는 현대중공업주식은 3만5천원선,조흥증권은 9천원선에서 거래가 이뤄지는등 사채시장이 비공개기업의 거래시장 역할을 하고있다』며『최근 신종 사채업자들이 등장하면서 사 채업자는 돈을 회전시킬수 있고,손님들은 거래가 안되는 주식을 쉽게 돈으로바꿀 수 있는 비상장 주식이 인기』라고 말했다.
자동차.상품권을 담보로한 대출도 새로운 인기품목의 하나다.
자동차는 新차종과 일시불 구입일수록 대출금액이 많아지는데 새차의 경우 자동차 가격의 70%수준,할부판매로 구입한 차는 할부인도금에 준해 돈을 빌려주고 있다.
자동차등록원부와 인감증명등 서류를 제출하면 즉시 대출되지만 월 7%대의 비교적 높은「先이자」를 떼는데다 연체할 경우 자동차는 곧바로 사채업자에게 넘어간다.
올4월부터 발행되기 시작한 백화점 상품권의 경우 사채시장에서10만원권 정도의 고액권을 중심으로 액면가의 80%수준에서 현금 거래되며 사채업자들은 다시 액면가의 95~97%수준에서 할인판매하고 있다.
兪樹翰 투자금융경제연구소장(46)은『실명제이후 금융기관에 돈이 남아돌고 대기업들의 대출숨통은 트였지만 중소 영세업자들에게는 충분히 자금이 공급되지 않는 왜곡된 구조가 유지되고 있어 이같은 새로운 사채업자들이 등장하고 있는것』이라고 말했다.
〈洪炳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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