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스탈린 6.25남침 첫협의-극비자료.필름 러서방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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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러시아 최대 국영 TV 오스탄키노는 21일 韓國전쟁발발및 중공군 참전내막에 관한 극비자료와 기록 필름을 처음으로 방영했다.〈中央日報 19일字 4面참조〉이날 오후 30분간 진행된 방송에서 한국전쟁 연구 권위자인 드미트리 볼코고노프 대장(러시아하원의원 겸 국가문서관리위원장)이 진행자로 출연해 스탈린 개인문서고등에 보관된 극비 전쟁자료를 직접 공개해가면서 북한의 남침사실을 설명했다.
볼코고노프 장군이 공개한 자료는 극비리에 추진된 한국 전쟁 준비과정에서 金日成.스탈린.毛澤東 3주역간의 구체적 협의내용과소련군의 역할및 중공군의 참전경위를 소상히 밝히고 있다.
이날 공개된 자료들에 따르면 무력 통일을 희망하는 金日成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스탈린은 1950년3월5일 모스크바 별장에서 金과 비밀 회동하고 남침준비에 대한 최초의 본격적 협의를 했다. 이날 처음으로 스탈린은 金日成의 무력통일 방침에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필요한 모든 군사장비를 제공키로 약속하는 한편 중국의 毛澤東과도 긴밀히 협의하기 시작했다.
볼코고노프 장군은 金-스탈린간 회동과 관련해 金의 소련방문 요청과 스탈린의 방문 허용에 관한 문서는 보관돼 있으나 회동 자체를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물증은 스탈린 문서고와 당정치국 문서철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극도의 보안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동후 두 사람간에 오고간 비밀 전문들중 『지난번 회동에서 약속한 바와 같이…』또는 『전투 장비가 약속대로 제때에 공급되고 있는데 대해 사의를 표한다』등의 표현을 볼때 회동이 실재했다는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오스 탄키노방송은 전쟁발발 하루전인 6월24일의 평화롭고 한가한 서울 모습을 비추면서 만일에 한국이 北侵을 준비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이러한 광경을 상상이나 할 수 있으며 더구나 「북침한」 남한군이 개전 3일만에 수도를 함락당할 수 있는 가라면서 북침설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또한 이날 공개된 자료들을 보면 스탈린은 50년10월6일 필리포프라는 가명으로 毛澤東에게 보낸 극비 전문에서 북한군의 패주로 한반도 전황이 극히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면서 『만일 동서 진영간 전쟁이 불가피하고 또 그 전쟁의 시발점 이 한반도로되어야 할 경우라면 지금이야말로 개전의 적기』라고 지적해 중공군의 참전을 강력히 촉구했다.
중공군 참전 요구에 대해 毛는 적극적 찬동의사를 표시하고 스탈린이 요청한 5,6개 사단보다 훨씬 많은 9개 사단을 1개월내에 파병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보리스 옐친대통령은 수일후 러시아를 방문하는 金泳三대통령에게 한국전쟁에 관한 비밀 자료를 전달한다.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金日成이 관련된 최고 극비 자료는 일단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모스크바=聯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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