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연휴, 주가에 독될까 득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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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5일 안팎의 한가위 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투자자들은 긴 연휴가 어느 때보다 불안하다. 급락장 이후 게걸음 조정 장세 속의 연휴가 '불확실성'을 더해 주기 때문이다. 증시에서 불확실성은 곧 위험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연휴를 앞두고 막연한 불확실성에 불안해하기보다는 해당 기간 주변 변수의 움직임을 보라고 충고한다.

◆"막연히 불안해 마라"=17일 대우증권이 2001년 이후 총 13차례의 설날.추석 기간 이전 주가 등락률을 계산한 결과 평균 주가 등락률이 0.8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토-일'로 이어지는 연휴 같지 않은 연휴를 제외한여덟 차례의 '진짜 연휴'만 골라보면 주가 등락률이 1.09%로 더 높게 나타난다. 연휴를 앞둔 투자 불안감은 막연한 심리적 현상일 뿐이라는 분석이다.

대우증권의 이경수 연구원은 "연휴를 앞두면 불안한 마음에 주식을 파는 개인투자자가 많다"며 "과거 사례를 분석해 보면 연휴를 앞둔 주간의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연휴라서 주식을 팔고 가야 한다는 전략은 무의미하다"며 "이번 주에 진행될 미국의 금리 인하 결정 같은 실제 변수를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증권선물거래소도 재미있는 분석을 내놨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추석 후 코스피 지수 흐름을 조사한 결과 대체로 추석 연휴 전날 대비 연휴 다음날부터 5거래일 동안 주가가 상승세를 타면 그 후에도 지속적인 오름세를 이어가고, 반대로 5거래일 동안 떨어지면 하락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는 9월의 둘째 고비=지난주가 프로그램 '매물 폭탄'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됐던 트리플위칭데이로 9월 첫째 고비였다면, 이번 주는 여러 가지 복합변수로 둘째 고비가 될 전망이다. 우선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 여부가 하루 앞으로 다가 왔다. 20일에는 한국 증시의 선진지수 편입이 결정되는 FTSE의 지수재조정이 기다리고 있다. 최근 급하게 오르고 있는 국제 유가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변수가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증시의 희비가 엇갈린다는 뜻이다.

현대증권의 배성영 연구원은 "낙관과 비관 사이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실적 뿐"이라며 "실적이 뒷받침되고 기관 매수세가 꾸준한 철강.건설.조선.화학에 무게중심을 둘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가 1800~1930 사이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1800선에 가까울 때마다 매수 전략을 쓸 것을 권했다. 신영증권은 FTSE 선진지수 편입 결정과 관련해 대기업 우량주를 눈여겨볼 것을 권했다. 신지희 연구원은 "선진지수 편입은 한국의 대표 기업들에 대한 프리미엄 제공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포르투갈과 그리스의 사례를 보더라도 단기적으로 대형주의 상대적인 강세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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