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유지현.김재현.서용빈 일제히 슬럼프 LG3연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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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프로야구선수들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부상과 슬럼프다.
특히 슬럼프는 예고없이 찾아와 선수들의 몸과 마음을 마음껏 유린한 후 슬그머니 사라져 버린다.마치 누구나 한번 치르는 홍역과 같은 것이다.
일본프로야구 최다안타 기록보유자인 재일동포 張勳씨는『타격에 만족을 느꼈을 때 슬럼프가 왔었다』며 프로5년째인 지난 64년을 회고했다.당시 張씨는 프로2년째에 3할대타율,3년째는 수위타자,4년째 MVP가 되는등 운과 기가 하늘을 찌 르는 기세였다.그 때 약간 풀어진 마음을 비집고 슬럼프가 찾아들었다.이후맹렬한 스윙으로 슬럼프 탈출을 노렸으나 결국『타율을 생각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타석에 설 수 있게된 2년후에야 슬럼프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張씨에 따르면 타자의 경우 나쁜 습관을 고치는데 1년,고친후 본래의 스윙폼으로 돌아오는데 1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최근 LG와 OB가 나란히 타격 슬럼프를 겪고 있다.특히 LG는 신인 트리오인 柳志炫.金宰炫.徐溶彬등의 타격이 주춤하면서팀타율이 하향세다.상대투수들이 이들의 장단점을 파악,철저히 대비해 오는데다 타격 리듬상 하강곡선을 그리는 시 기가 왔기 때문이다.이들은 신인으로서 처음 슬럼프를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통상 9명의 타자중 2~3명이 안맞으면 2~3명은 잘맞는등 균형을 이루는게 보통이다.LG처럼 한꺼번에 다 못칠 때가 문제다.LG는 삼성과의 2연전에서 각각 2안타,3안타로 죽을 쒀 3연패에 빠져있다.OB도 지난달 팀타율 0.289 에서 현재 0.254로 떨어져 있다.李廣煥 LG감독은 평소『슬럼프 때는 잘 나가던 때의 기억을 살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해왔다.그도 저도 안되면 괴로워 하지말고『밥 잘먹고 잘될 때까지 기다리자』는게 그의 지론이다.반면 OB 尹東均감독은 강훈으로 슬럼프를 탈출해야 한다고 믿는 고전주의자다.누구의 방법이 옳든 어느팀이 먼저 슬럼프를 벗어날지 궁금하다.
〈權五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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