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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병 맞은 롯데 호세 관중석에 방망이 던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관중의 야유와 조롱에 자제력을 잃고 사고를 친 스포츠 스타도 많다. 관중석에 뛰어올라가 말로 항의한 안정환은 점잖은 편이다.

 국내에선 1999년 프로야구 롯데의 ‘검은 갈매기’ 펠릭스 호세의 방망이 사건이 대표적이다. 호세는 당시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7차전(대구)에서 홈런을 친 뒤 대구 팬이 던진 생수병에 맞자 관중석에 방망이를 던졌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선 프랑스 출신 에릭 칸토나(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발차기가 유명하다. 지금은 은퇴한 칸토나는 95년 1월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거친 태클로 레드카드를 받은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다 욕을 하는 관중을 향해 이단 옆차기를 날렸다. 칸토나는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그해 10월까지 경기 출전이 정지됐다.

 미국 프로농구(NBA)에선 선수와 관중이 직접 주먹을 교환한 사건도 있다.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론 아테스트는 2004년 11월 디트로이트 원정경기 도중 디트로이트 팬들의 야유가 끊임없이 이어지자 관중석으로 달려가 주먹을 날렸다. 난투극이 벌어지자 동료인 앤서니 존슨과 저메인 오닐도 가세했다. 아테스트는 73경기 출전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1940년대 ‘최후의 4할 타자’로 메이저리그의 전설이 된 테드 윌리엄스(전 보스턴 레드삭스)는 야유하는 관중에게 침을 뱉기도 했다. 라이벌인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타구를 놓친 뒤 야유를 받자 근처에 있던 팬에게 침을 뱉은 것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비신사적인 행동을 한 윌리엄스에게 벌금 5000달러를 부과했다. 당시 5000달러는 매우 큰돈이었다.

 선수들에게 폭력을 자극하는 야유는 인종차별, 가족에 대한 욕, “네가 그러니까 이혼당했지”라는 등 사생활을 건드리는 내용 등이다. 손가락으로 욕을 하는 경우도 선수들을 매우 자극한다.

 직접 대응하지 않고 야유에 응수하는 선수들의 방법도 있다. 축구선수들은 원정경기에서 골을 넣으면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며 ‘이제 조용해라’는 표시를 하거나 손을 귀에 대고 ‘왜 이제는 야유 소리가 안 들리느냐’는 제스처를 하기도 한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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