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뉴욕 필하모닉 6월 16.17일 세종문화회관 공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6백년된 서울은 세계 교향악의 역사를 지켜온 최고의 오케스트라와 만나게 됐다.
中央日報 초청으로 내한해 6월16,17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펼쳐지는 쿠르트 마주르(67)의 뉴욕 필하모닉 공연은 국내에서 금세기에 보기드문 최대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탁월한 음악 해석력과 청중을 압도하는 완벽한 연주를 보여주는거장 마주르의 무대를 음반이나 지면을 통해서만 접해오다 직접 생생한 연주를 감상하는 것은 문화적 자긍심을 한껏 고양시켜주는것임에 틀림없다.
비엔나 필.베를린 필과 함께 세계 3대 교향악단 중의 하나가내한공연하는 것에 더해 현존하는 최고의 마에스트로가 국내 팬들과 처음 상면하는 것은 지난해 뉴욕 필이 아시아 순회공연을 계획할 때부터 음악팬들을 가슴 설레게 했다.
브로드웨이와 함께 유럽에 대해 미국이 가져온 문화적 열등감을불식시키는데 크게 공헌한 뉴욕 필은 고전에 대한 완벽한 재현,새로운 현대 작품들의 소개,대중적인 레퍼토리의 청소년음악회.공원음악회에서의 열광적인 사운드등으로 음악 전분야 에서 정상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번스타인.카라얀등 거장들이 사라지고 동서의 장벽이 무너지면서새로운 교류와 창조의 국면을 맞고 있는 세계 음악계에 뉴욕 필은 명실상부하게 주도적인 위치에서 또다른 황금기를 구가하게 됐다. 舊대륙의 음악이 답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에 비해 뉴욕필은 상대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리는 행운을 안고 있다.
92년 탄생 1백50주년을 맞은 뉴욕필은 창단이후 세계 50여개국에서 약 4백회의 공연을 펼치면서 모든 음악 애호가들의 시선을 뉴욕에 집중시켰다.
이같은 뉴욕 필의 중흥에는 거장 마주르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91년 뉴욕 필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마주르는 뉴욕 필의 황금기를 꽃피웠던 레너드 번스타인이나 침체되어가던 뉴욕 필의 위상을 중흥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쓴 주빈 메타에 이어 새로운 신화를 창조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歐美의 언론과 비평가들은 마주르에 의해 뉴욕 필은 지난 수십년간의 명성보다 더욱 세련되고 영감이 넘치는 연주를 들려준다는데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역대 뉴욕 필을 말았던 말러의 장엄함,토스카니니의 정확성,번스타인의 화려함을 합치고도 특유의 짜임새 있는 돌파력이 넘치는마주르는 추종을 거부하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레퍼토리도 엄선 2백50여년 전통의 세계 最古인 라이프치히의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도 이끌고 있는 마주르는 독일 통일 직전 동독 민주화의 선봉에 선 노이에스 포룸 의장으로서 정신적인 지주로 존재했고 그가 음악인으로 남는 것을 고수하지 않았다면 대 통령으로도 추대될 뻔했다.
뉴욕 필이 한국 팬들을 위해 준비한 프로그램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죽음과 변용』,로렘의『잉글리시 호른 협주곡』등은 세계정상의 개성과 기교를 확인시켜줄 소중한 기회로 꼽힌다.
두번의 내한공연에서 손쉽고 대중적인 레퍼토리로 성의가 부족했다는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했던 뉴욕 필은 이번 내한공연에서 종전과 다른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蔡奎振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