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2007 KB 국민은행 한국리그' 목진석 71승, 최다승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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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2007 KB 국민은행 한국리그'
○ 목진석 9단(서군) ● 김지석 4단(동군)

 장면1(76~81)=2007 올스타전, 동군 2장 김지석 4단과 서군 2장 목진석 9단의 대결에서 김지석 4단이 축을 두 번 기어나와 구경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목진석 9단이 76,78로 몬 것은 중앙을 틀어막자는 것. 그런데 김지석이 갑자기 79로 쑥 기어나왔다. 80으로 몰면 바로 축인데 고수도 이런 허망한 착각을 다 하는가.
 한데 김지석은 이번엔 81 쪽에서 축을 또 기어나온다. A로 몰면 역시 축인데 막무가내로 기어나온다. 이런 정도가 되면 흑에도 노림수가 있다는 것을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아니나다를까. 81을 본 목진석은 A를 두지 못하고 망설인다. 흑이 B나 C로 두어 양쪽 축머리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그 역시 간파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흑이 79로 기어나왔을 때 백은 D로 몰고 참아야 했을까. 아니다. 그건 기세가 아니고 바둑도 아니다. 본시 흑이 79 대신 그냥 80 자리에 따냈으면 아무 일도 없었다. 김지석은 그러나 회돌이를 피하고자 79라는 대모험을 걸어 이쪽의 간담을 시험했다. 따라서 백도 삼수갑산을 갈지언정 일단 80으로 접수하는 것이 기세고 바둑이다. 이제 81쪽은 어찌 처리해야 할까.
 장면2(82~90)=축몰이는 불가하므로 82로 장문을 씌워 90까지 석점을 버리는 것이 최선이었다. 목진석은 ‘축’으로 점철된 이 판에서 4집반을 이겨 2007년 개인 전적 71승18패를 기록했다. 2위(58승)를 멀찍이 따돌린 최다승 질주다. 그러나 올스타전은 목진석의 서군이 2대3으로 졌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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