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확.포장공사에 우회도로도 없어 주민 불편-고령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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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도로공사를 하면서 마을이 고립된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는 탁상 행정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공사가 시작된후부터 주민들은주요 생업활동무대인 대구방면으로 나갈수 없는 것은 물론 먼지때문에 농사마저 망치고 있습니다.사정이 이런데도 군에서는「그러면도로확장공사를 반대하는 것이냐」고 오히려 뻣뻣하게 나오니….이게 문민정부의 태도입니까.』 임시방편인 우회도로도 없이 고령군에서 강행하는 도로확.포장공사가 경북고령군다산면호촌리 주민들을가두어버렸다.
고령군은 지난3일 달성군화원면에서 고령군다산면으로 진입하는 너비 4m,길이 8백20m의 비포장 진입로를 너비 8m,2차선으로 확.포장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우회도로가 없어 호촌리주민들의 발이 묶인 것은 물론 고령과 성주방면으로 이어지는 국도가 차단되는 상황이 돼버린것.
마을 주민들의 항의가 속출하자 고령군은 뒤늦게 너비 1.5m의인근 농로 2개를 우회도로로 지정,2㎞가량 돌아서 운행하도록 했다.그러나 이 도로는 성주.가야산.고령방면으로 이어지는 도로로 하루 이용차량이 평균 4천~5천대,휴일에는 7천~8천대를 헤아린다.
이에따라 좁은 농로를 운행하는 차량들로 인한 흙먼지가 인근 비닐하우스를 덮어 대부분 수박과 참외농사를 짓는 이지역 농민들은『먼지가 햇빛을 차단해 과수결실이 안되고 탄저병을 유발할 위험이 높다』며 반발,8일부터는 급기야 경운기등으로 농로를 막아차량의 통행을 아예 차단해 버렸다.
고령.성주방면 국도가 완전히 끊겨 버린 것이다.
주민들이 농로를 차단한 지난 8일에는 도로가 막히면서 4㎞나차량이 늘어서 이 일대가 주차장으로 돌변했다.
수박농사를 짓는 林泰吉씨(60)는『군행정이 주민생활과는 아랑곳 없이 추진돼 한해 농사를 다 망치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高靈=金基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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