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민 72가구 사랑의 代母-우수복지요원 뽑힌 許明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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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하루에 한번씩은 꼭 찾아와서 말벗이 되어주고 불편한 점이 없는지 살펴보고 갑니다.』 서울은평구대조동사무소 許明姬씨(29.여.사회복지전문요원 7급)에 대한 평판은 대조동 영세민들 사이에서 칭찬이 자자하다.許씨는 소년.소녀가장에서부터 아무데도 의탁할 길 없는 홀로된 노인에 이르기까지 하루가 멀다않고 방문,가족처럼 돌 봐주고 있다.
혼자 살고있는 崔복록할머니(64)는『심장병과 허리디스크로 고생하고 있는데 許씨가 아플 때는 병원에 입원시켜 주고 매일같이찾아와 간병해 주고 있다』며『친가족도 하기 힘든 일을 공무원이이렇게 보살펴주니 결코 우리 사회가 삭막한 세 상은 아닌 것 같다』며 고마워했다.
이렇게 보살펴주고 있는 영세민들은 모두 72가구로 하루평균 5가구를 방문하기 때문에 許씨는 사무실에 앉아있을 겨를이 없다. 崇實大 사회사업학과를 89년 졸업한뒤 90년6월 사회복지전문요원으로 공무원에 첫발을 디딘 許씨는『우리나라 사회복지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어 복지향상에 조그마한 힘이되고 싶어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생활이 어려웠던 영세민이 도움을 받고 자활해 나갈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許씨는『생활비 등을 지원해주는 생활보호 대상자는 한정되어 있는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이 찾아와 보호를 요청하면 곤혹스럽다』며 대상자 확대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대조동사무소 직원들은『무의탁 노인들이 동사무소를 찾아와 許씨와 가정문제를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걸 보면 마치 가족회의를 하는 것 같다』며 許씨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許씨는 이같은 헌신적인 봉사때문에 우수 사회복지전문요원으로 뽑혀 10일 서울시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李啓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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