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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수사로 3억짜리 소나무 되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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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립공원에서 자생하는 100년 된 소나무(시가 3억원 상당.사진)를 훔친 일당이 유전자(DNA)수사로 기법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2일 충남 계룡산국립공원에서 소나무를 불법 채취해 빼돌린 혐의(특수절도)로 장모(47)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공범 정모(43)씨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충남 공주시에서 분재원을 운영하는 조경업자 장모(47)씨 등은 2005년께 공주시 계룡산 국립공원에서 이 소나무를 발견한 뒤 훔치기로 마음 먹고 소나무의 이동경로를 만들기 위해 뿌리 밑돌리기, 전지 작업 등을 하기 시작했다.

장씨 등은 2년 뒤인 올해 4월 4일 오전 1시쯤 김모(56)씨 등과 함께 계룡산을 가로질러 터놓은 길에 포클레인 등의 장비를 동원해 소나무를 장씨의 분재원으로 옮겼다.

두 달 뒤인 6월 소나무가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탐문 수사 끝에 장씨 분재원에 이 나무가 옮겨져 있는 것을 알았지만 증거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검거에 어려움을 겪던 경찰은 주변을 수색하다 이들이 현장에 남기고 간 나무 뿌리에서 수사의 실마리를 찾아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했으나 "식물의 유전자를 대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경찰은 산림청 등에 자문한 끝에 국립산림과학원의 홍용표 임학박사에게서 "식물에서도 DNA를 추출해 유전자 정보를 대조할 수 있다"는 조언을 얻어 주변 조경업자들을 탐문했고 마침내 경찰은 장씨의 분재원에 있던 소나무 줄기에서도 DNA를 추출해 냈다.

경찰은 국립산림과학원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해 "현장의 나무 뿌리에 있던 DNA 유전자 정보와 장씨의 분재원에 있던 소나무 줄기의 DNA가 일치한다"는 분석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대전=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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