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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바람새주역>1.三耀건설 池光鉉사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사회 각 분야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변해야만 살아남기 때문이다.변화의 중심엔 한발 앞서가는 「프로」들이 있다.그들이 바로 시대를 이끌어가는 尖兵들인 것이다.직장마다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그 바람의 현장을 이들 첨병들을 통해 찾 아가 본다.
[편집자註] 「석.박사村」으로 더 유명한 동호인주택 安養아카데미테마타운(88가구.안양시박달동).
올3월말 입주를 완료한 서울서초동의 원룸임대주택(19가구).
신도시를 비롯,매일같이 공급 물량이 쏟아지는 주택건설시장에서수적으론 보잘것없는 이들 주택상품들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이른바 수요자 마케팅형의 기획주택상품들이다.
三耀건설 池光鉉사장(32).직원수는 17명이지만 이같은 새로운 주택 수요를 겨냥한 기획.개발형 사업으로 올해 4백5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건설업계의 뉴 리더다.그는 집값이폭등세를 지속하고 신도시에선 주택 공급 물량이 쏟아지기 시작하던 90년말께 공급자 위주의 주택시장이 곧 끝날 것으로 판단했다. 『공급 물량의 확대에만 치중,한곳(신도시)에서 수십만채씩의 판박이식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으론 삶의 질과 멋을 추구하는새로운 주택 수요층의 욕구를 더이상 충족시켜 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듬해 4월 직원3명,납입자본금 1억원으로 돛을올린 三耀건설은▲수요자 차별화▲신세대 부부.독신자등의 수요 충족▲기획.개발형 조직을 지향하는 주택전문업체를 선언했다.
『주택공급시장도 지금까지의 불특정 다수를 위한 대량생산에서 마케팅 타깃이 분명한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 바뀌어야 한다』는 池사장은 그 자신이 마케팅 대상으로 잡고 있는 신세대다.
새로운 주택 수요층의 이같은 욕구를 바탕으로 三耀건설은 91년4월 회사 설립과 함께 바로 동호인주택 또는 테마타운이란 아이템을 기획,첫 사업에 들어간다.
친구들끼리의 술자리에서 흔히 주고받는 『나중에 같이 모여 살자』등의 넋두리를 흘려들었던 당시 29세의 池사장은 서울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중에 있던 선배 부부를 만나 「공부하는 사람들村」건설에 착안했다.
대학원 석.박사 과정중이거나 대학강사,연구소등에 근무하는 이들 수요층의 공통점은 대부분 30대 초반의 맞벌이 부부들로 육아문제 또는 주거지역내에서의 문화적 결핍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점이었다.이때문에 안양시박달동 1천여평의 부지 에 지어진 「安養아카데미 테마타운」의 주제도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의 실현」으로 정해진 것이다.
아카데미타운은▲영화.음악감상실과 에어로빅실.종합헬스실을 갖춘문화체육시설▲세미나실,정기간행물실,독서실,컴퓨터.팩스등의 정보통신시설을 갖춘 공동아카데미룸▲놀이방및 탁아소등을 주요 공동공간으로 하고 있다.
석.박사村에 이어 지난해 10월 기획을 끝내고 현재 평창동 일대에 부지를 물색중인 것이 음악인村이다.
이는 이웃에 폐를 끼치지 않을수 있는 연주실및 레슨실의 확보를 간절히 바라고 또 음악교수.작곡가.연주인.대중음악인등 서로가 교류함으로써 한층 효율적인 작품활동이 가능한 음악인들만의 주택 수요를 반영한 것이다.원룸형 임대아파트는 三 耀건설 신세대들의 새로운 주거 수요를 반영,지난해 6월부터 시작한 사업이다. 차는 다 있지만 서울 외곽에서 출퇴근에 서너시간을 들이는것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신세대 부부,급증 추세인 독신자,전문직업인등을 대상으로 하는 원룸 임대주택은 서울시내의 자투리땅을 활용한다는 측면도 갖고 있다.
올3월말 서초동에 19가구를 완공,입주가 완료됐으며 올해안으로 혜화동.서교동.역삼동등에 모두 15동 2백가구를 완공할 계획이다. 임대보증금은 10평기준 3천만원선이며 회원제의 임대입주 희망자만 현재 6백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三耀건설의 약진에 대해 裵榮漢 신동아건설 개발과장은 『대기업으로선 몸이 무거워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일을 스스로 수요를 창출해가면서 새로운 아이템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한편으론부럽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주택업계는 얼마나 많이 빨리 짓느냐의 하드웨어 싸움이었지만 앞으론 얼마나 고객을 만족스럽게 하고 감동을 줄 수있는 집을 짓느냐의 소프트웨어 싸움이기 때문에 직원 개개인의 부가가치(기획.창의력)를 극대화하는 조직을 지향 하고 있다.』기존업계가 직원 4백명으로 달성하고 있는 1천억원 매출을 열정적인 40명의 직원으로 해내겠다는 것이 그의 기획.개발형 기업관이다. 〈鄭基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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