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국 역사 NGO ‘서울 대토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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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제1회 역사 NGO(비정부기구) 세계대회’가 1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백범기념관, 서울시청 광장 및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다. 국가간 평화와 상생의 역사 인식을 각국 시민사회 차원에서 모색해 보는 자리다. 주제는 ‘역사의 매듭, 평화로운 미래’.
21개국에서 모두 62개 역사 관련 민간단체가 참여한다. 역사의 화해를 주제로 이처럼 대규모의 비정부기구 세계대회가 열리기는 처음이다.

대회를 주도적으로 준비한 것은 한국측이었다. 한·중·일을 둘러싼 역사 갈등이 세계 어느 지역보다 첨예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시민단체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곳이 한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중·일 역사 갈등에만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대회 조직위원회 양미강 운영위원장은 “세계 곳곳의 역사 갈등 사례를 비교 토론하고 각국 NGO간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한·중·일 역사 갈등의 경우도 세계적 안목으로 다시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독일·폴란드의 갈등을 한·중·일 사례와 비교해 보는 식이다. 양 위원장은 “평화와 상생의 역사 인식을 세계 민간 기구 차원에서 모색하는 첫 대회”라며 “해를 거듭하면서 각국이 돌아가며 대회를 개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회는 심포지엄(14일), 분과행사(15∼16일), 부대행사(12∼16일) 등으로 크게 구분된다.

백범기념관에서 열릴 심포지엄의 주제는 ‘21세기 역사화해를 향한 시민사회의 역할’. 독일과 폴란드의 역사 갈등과 한·중·일 역사 갈등이 각각 소개되며 토론될 예정이다. 갈등 예방을 위한 평화 교육과 국제 연대의 방식도 모색된다.

분과행사 중 ‘가해와 피해’(사랑의열매회관 대강당)가 주목된다. 전 일본 관동군 소속 군인으로 가해자였다가 시베리아에 억류당한 경험이 있는 이케다 고이치씨와 전후 조선인으로 전범으로 몰렸던 이학래씨 등이 ‘가해와 피해’ 코너에서 증언을 할 예정이다. 이밖에 ‘아시아역사포럼’ ‘글로벌 대학원생 토론회’(이상 사랑의열매회관 대강당), ‘청소년 역사체험·대학생 해외역사탐방 발표대회’(한국관광공사 강당) 등도 준비돼 있다.

‘진실과 화해’ ‘전쟁과 기억’ ‘평화와 미래’ 등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대회 전기간 동안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다. 각국의 역사를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역사체험페스티발’ ‘역사영화제’ 등도 마련됐다. 자세한 일정은 대회 조직위 홈페이지(www.historyngo.org) 참조. 02-2012-6173~4.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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