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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급 통합챔프 무어러는 링밖의 반항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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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주말 에반더 홀리필드를 물리치고 WBA.IBF헤비급 왕좌에 오른 말썽꾸러기 챔피언 마이클 무어러(26).
무어러는「핵주먹」마이크 타이슨의 철창행 이후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는 헤비급 챔피언 자리에 왼손잡이로는 처음으로 등극,복싱팬들의 관심을 끌고있다.
그러나 챔피언이 되기 전까지 무어러는 언론의 관심을 별로 끌지 못했다.34전 전승,30KO승에다 사우스포라는 것이 신상명세의 주요한 내용.
지난 88년3월 프로데뷔 12전만에 WBO라이트헤비급 타이틀을 획득한 무어러는 헤비급에 도전하기 위해 91년4월 타이틀을반납했다.그는 92년5월 두번이나 다운을 당하고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버트 쿠퍼를 5라운드에 캔버스에 뉘고 W BO헤비급 정상에 올랐다.헤비급으로 체급을 올린뒤 무어러의 전적은 12전 전승,8KO승.무어러는 홀리필드와의 타이틀전에서 2-1로 불리하리라던 예상을 뒤엎고 3-0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이끌어내며일약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하지만 무어러는 링에서 뿐만 아니라링밖에서도 주먹을 유감없이 휘두른 반항아로 더 유명하다.
뉴욕 빈민가인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무어러는 자신의 성미에 맞지 않는 사람에게는 사정없이 펀치를 날려 그에게 잘못 걸리면 턱을 내놓아야 한다.
89년 폭행혐의로 사회봉사 1백시간을 선고받은 것을 시작으로91년8월에는 경찰관을 흠씬 두들겨 패 턱뼈를 부러뜨리고 3일간 병원신세를 지게 만들었다.덕분에 25만달러(약 2억5백만원)의 벌금을 물었다.지난해 연말에는 디트로이트의 호텔에서 옆 좌석 사람들과 시비끝에 싸움을 벌였으나 법정으로 가기 직전 프로모터가 손을 써 간신히 이번 타이틀전을 치렀을 정도다.
무어러는『누구라도 나를 경멸하는 사람이 있으면 감옥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늘씬 두들겨 패줄 것』이라고 떠벌리면서『복싱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 교도소에서 평생 살고 있을 것』이라고 절제심이 부족한 자신의 성미를 인정한다.우여곡절 끝에 챔피언 벨트를 차지한 무어러는 헤비급 선수로는 희귀종인 왼손잡이에다 펀치력이 뛰어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그러나 유리턱에다 상대방의 공격이 자신의 안면으로 날아들어야 비로소 戰意를 느끼는「슬로 스타터」라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자신에게 타이틀을 내준 홀리필드가 심장에 이상이 생겨은퇴를 선언했고 타이슨이 95년 봄에야 출소할 예정이어서 무어러는 당분간 WBC챔피언 레녹스 루이스(영국),前챔피언 리딕 보우와 함께 트로이카체제를 유지하면서 진정한 챔 피언임을 확인해야 한다.
〈金相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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