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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미·불·독 무기 왜 사들이나/고립탈피 위한 고육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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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준외교관계 확대로 입지강화/중국측 항의 대만해협 새 긴장
대만정부는 미국과 프랑스·독일 등으로부터 다시 대량 무기구매를 시도하고 있어 해협 양안간 새로운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이것은 미국·유럽과 중국간의 갈등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 그 귀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만은 일련의 전력증강계획을 세워놓고 외국무기를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F­16기 1백50대,프랑스로부터 라파예트 구축함 도입을 확정했으며 올들어 다시 미국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2백기,프랑스 엑조세 등 미사일 1천4백여기,독일제 잠수함 구입을 추진중이다.
프랑스도 대만에 미라주전투기 판매를 확정한데 이어 공대공 엑조세 미사일 등을 판매키로 확정했으며 대만 국방부는 27일 입법원 답변에서 용비·봉황 등 특별전담조를 국방부내에 설치,이같은 체계적인 공군전력 증강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대만당국의 집중적인 무기구매는 대만의 국방체계 확립에 우선적인 목표를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서방의 무기구매를 통해 대만의 외교적 입지를 강화한다는 또다른 목적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즉 대만은 프랑스·독일 등으로부터 무기를 구매함으로써 이들 국가들과 준공직전인 외교관계를 강화하면서 중국의 「1개의 중국」이라는 외교정책에 밀렸던 고립국면을 타개하려 한다는 것이다.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은 중국의 항의를 의식,대만에 대한 잠수함 판매를 미국 등 제3국 건조를 통한 간접교역방식으로 진행시키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독일은 1백76억달러 규모의 대만 고속철도사업권을 독일업체가 따내는 반대급부를 받아냈다.
이에 따라 독일은 대만과의 단교이후 처음으로 고위직에 해당하는 「대사급 인물」을 주대만대표부 대표로 파견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만측으로서는 이들 국가들과의 관계개선에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편 미국은 단교이후 제정한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에 대한 방어용 무기판매가 가장 수월한 입장이어서 앞으로 무기판매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프랑스 또한 물밑으로 대만시장에 접근하고 있는 형편이다.
결국 대만의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대량 무기구매는 전반적인 외교적 고립상태를 탈피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서 구미의 대중국 견제심리와 맞물려 상승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하겠다.<대북=유광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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