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13일 만에 나타난 정윤재 전 비서관 "2000만원 외 더 안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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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이 10일 오후 부산지검에서 일부 언론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있다. [사진=송봉근 기자]

정윤재(43) 전 청와대 비서관은 10일 부산 지역 건설업자 김상진(42)씨와의 유착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부산지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씨로부터)정치 후원금 2000만원을 받은 것 외에 추가적으로 받은 돈은 일절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정 전 비서관이 먼저 돈을 요구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그런 일 없으며 (후원금을)받은 후 감사 전화를 한 정도였다"고 반박했다. 정 전 비서관은 김씨에게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정상곤 전 부산국세청장에 대해 "30년 공직생활을 이렇게 마치게 해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가 공식 석상에 나타난 건 지난달 말 김씨와의 유착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이다. 다음은 일문일답(※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편집자 주).

-김씨에게서 더 받은 돈은 없나.

"2003년 지구당에서 후원금을 받았고 영수증까지 갖고 있다. 당시 영수증이 많이 남아 있어 합법적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 그 외에 더 받은 돈은 없다."(※2003년엔 지구당별 후원회가 있었지만 2004년 이후 폐지됐다.)

-정상곤 전 청장에게 전화할 때의 상황은.

"선거가 끝나면 지역구에서 어려운 민원을 하는 사람이 있다. 무리한 것에 대해선 (안 된다고) 양해를 구하기도 하지만 전화 한 통 넣어 달라고 하면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는 차원에서 전화를 한다. 김씨가 '정 전 청정과 전화 한번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하기에 정 전 청장에게 전화해 '(김씨의)전화를 좀 받아 달라'고 말했다. 더 신중했어야 하는데 변명할 여지 없이 내 잘못이다."

-상식적으로 세무조사 무마 청탁이란 걸 몰랐나.

"구체적으로 세무조사 관련인 것은 몰랐다. 포괄적인 민원으로 생각했다."

정 전 비서관은 이날 중앙일보를 비롯해 조선.동아일보 등 3개 신문사와 각사 1명씩 모두 3명의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부산지검에 고소했다. 그는 "언론이 의혹 제기에서 더 나아가 모든 비리가 나와 연관된다는 식으로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이가영 기자<ideal@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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