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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정 중학 컴퓨터·환경교육/선생님없어 “공염불”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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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전문가 전무(환경)· 35명(컴퓨터)뿐/교과운영 사실상 불가능/“교사양성등 세부계획 없이 졸속개편 답습”
컴퓨터·환경 등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제6차 교육과정 개편」으로 내년부터는 전국 중학교에서 이들 과목을 선택으로 가르치게 됐으나 정작 자격을 갖춘 교사가 태부족이다. 교과과정개편만 했을뿐 교사양성 등 시행에 필요한 세부계획과 준비가 따르지 못한 때문이다.
사실상 교과운영이 어렵게 되자 일부 교육청에선 아예 선택과목을 한문 한과목만으로 하도록 일선학교에 종용해 교육과정 개편 취지를 스스로 무색하게 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새 교과과정은 「과학적 탐구능력 및 환경보전·국제이해 등 당면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운다」는 지표아래 95학년도 중학입학생부터 한문과 컴퓨터·환경중 1과목을 선택,연간 34∼68시간을 배정했다.
그러나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컴퓨터(전산)자격증을 가진 중학교 교사는 전국 35명(공립 29명·사립 6명)에 불과하고 환경은 전무하다. 한문만 1천5백50명이어서 일부 시·도교육청에서는 일선학교에 선택과목을 한문만 운영토록 지도하고 있다.
서울 Y중 이모교장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대부분 컴퓨터과목 교육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정상 한문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다른 학교 입장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내년부터 남녀통합 과목으로 분류돼 남학생도 요리·바느질 등 가정과목을,여학생은 자동차·전기 등 기술과목을 배우도록 했지만 그동안 남자중학교에서는 기술·공업과목만을,여중에서는 가정·가사만을 가르쳐 1천4백33개 공학을 제외하고도 6백9개 남중에는 가정과목 교사,5백48개 여중에는 기술전공 교원의 충원이 제때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태다.
특히 개편 교육과정이 전중학생에 적용되는 97학년도까지는 연간 1백36∼2백38시간씩 실업·가정수업을 받아야 하는 고학년과 연간 34∼68시간만 기술·가정과목을 배우는 저학년이 혼재돼 향후 3년간 교사의 부족·포화현상이 엇갈릴 전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존 교사의 재배치나 재교육,해당 전공자에 대한 시험을 통한 교사자격 부여 등 대책은 시·도교육청별로 해결할 문제』라며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세우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유해돈 부교육감도 『고민은 하고 있으나 현재 기술·가정과목 교원의 인사교류나 연수계획,환경·컴퓨터과목 전공 교원의 현황파악이나 수요대책 등은 확정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권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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