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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한국형 복지국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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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韓國도 이제 老齡化社會로 접어들기 시작했다.출생률과 사망률이줄면서 인간 수명이 길어지면 필연적으로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高齡化社會가 된다.통계청 발표를 보면 지난 30년간 국민의 평균수명이 19세나 높아졌다.
日本.스웨덴과 같은 선진국에 비하면 짧으나 남자 68세,여자76세의 평균수명은 꽤 긴 편에 속한다.현대 의학의 발달과 경제 성장으로 인한 생활 조건 향상이 인간의 壽命을 늘리고 있다. 인구학에서 高齡이라고 하는 것은 65세 이상을 말하고,2021년엔 13.1%에 달할 것으로 추계된다.문제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너무 빠른 속도로 고령화사회가 진전되고 있어 사회가 이에 빨리 적응하지 못하는데 있다.우리는 피땀어린 경제개발로 극한 상황의 절대 빈곤은 해결했으나 소득 상승에 따른 상대적 빈곤과 노령화에 따른 문제로 새로운 사회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지금은 變化와 改革의 시대다.變革의 과도기에는 개혁 의지와 추진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기성세대, 특히 50代 후반 계층이 사회의 중심세력에서 밀려나기 쉽다.
그러나 保守的인 생각,進步的인 자세가 반드시 나이에만 관계되는 것은 아니다.원기 왕성한 思春期의 20代와는 달리 체력이 약해지고 순발력이 떨어지나 정신적으로 원숙한 경지에 있는 50대를 四季의 가을에 해당하는 思秋期라고 할 수 있 다.
최근 業界에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한다는 이름 아래 이루어지고있는 경영층의 세대교체는 思秋期 50대세대를 불안케 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이만큼 잘 살 수 있게 된 것은 전쟁의 폐허에서 경제를 일으킨 지금의 50대,60대 연령층의 헌신적인 희생과 노력의 결과임을 부인할 수 없다.그러나 그들은 이러한 공헌.희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장의 혜택과 정신적 대 접을 덜 받고 있는 계층이기도 하다.그것은 忠孝사상의 쇠퇴,물질만능주의때문에 先代에 대한 존경과 봉사는 여전히 요구되면서 後代로부터의 대접이 소홀한 과도기적 계층이기 때문이다.
개발경제 시대에는 경제 성장이 국가정책의 최우선 목표였기 때문에 국가 총 가용자원은 국가 기간산업과 사회간접자본 건설에 투입되었다.결과적으로 국민의 社會保障을 비롯한 福祉정책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이제 노령기를 앞에 두고 老後대책이 별로 없는 오늘의 思秋期세대는 불안과 소외감으로 어느 세대보다 인생의 허무함속에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들이 불안하면 사회의 중심도 흔들리게 된다.우리 사회는 이들 세대에 특별한 관심을 쏟아야 할 의무가 있다.우리 경제가 당면해 있는 國際化.국제경쟁력 문제도 따지고 보면 선진국 수준의 국민역량을 키우는 사람 훈련문제에 귀착 된다.경륜과지혜를 이용해 시행착오를 없애고 人力투자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도停年을 늘리고 유능한 퇴직자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이것이 국가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노령사회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길의 하나다.
다음 달부터 個人年金制가 실시된다.외국의 사회보장제도를 보면미국.유럽에서 실시되는 公的 사회보장제도와 일본식의 私的 사회보장제도로 구분된다.미국과 유럽에서는 정부가 사회보장제도를 주도하기 때문에 정부의 부담이 너무 커져 재정적자 가 확대되는 문제가 있고,일본은 기업이 종업원에 대한 1차적 사회보장을 실시하고 있으나 현재 경기의 장기침체로 대규모 고용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에 비추어 소위 종신고용제가 무너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노후 소득보장 기능을 강화하고 장기저축 유도수단으로서개인연금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시의적절한 정책이라고 할 수있다. 정부가 무조건 베풀고 도와주는 복지정책이 아니라 스스로빈곤에서 탈피하고자 어느 정도 자기 부담을 감수하려는 자를 돕는 형태의 自立유도 복지정책이기 때문이다.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던 스웨덴.스위스등의 사회복지제도는 엄청난 자금부담 때문에 재정이 위기에 처해 있고,무엇보다 국민의노동기피로 인한 생산성 저하현상 때문에 새로운 검토가 요청되고있다. ***西歐전철 밟아선 안돼 인간은 생활의 풍요와 便益 같은 물질적 복지보다는 사회집단의 소속원이라는 일체감과 노동 기회를 얻을 때의 정신적 복지로 더욱 행복해질 수 있다.비록 물질적 혜택은 보장되지만 고독과 소외감을 이기지 못해 자살하는노인들이 많은 西歐 복지제도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
우리는 老齡世代에 사회 봉사 기회를 더 주어야 한다.그리고 인간관계를 존중하는 한국의 가족제도와 유교적 효도사상의 장점을살려 인간다운 삶의 행복을 공동체 속에서 찾을 수 있는 韓國型복지국가를 추구해야 한다.
〈韓國신용정보社長. 經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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