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범죄조직 5,700개/울시 미 CIA국장 증언/옐친개혁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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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제조직연계 핵거래까지
【워싱턴 로이터·AP=연합】 날로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러시아의 범죄조직은 이미 국제범죄망의 일부가 되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개혁프로그램 시행을 위협할 수 있다고 제임스 울시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20일 경고했다.
울시 국장은 이날 국제범죄문제에 관한 상원 외무위원회 소위 청문회에 첫 증언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러시아 범죄조직이 5천7백개에 이르며 이중 일부는 이미 이탈리아 및 콜롬비아의 마약밀매조직들과 유대관계를 갖고 마약·골동품·성화·원자재·도난자동차·불법이민알선·무기 및 일부 핵물질의 불법거래에 개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2년 중반 이탈리아와 러시아의 범죄조직들이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회동했으며 당시 이탈리아측은 노하우 제공 및 마약의 입수·판매를 책임지는 대신 러시아측은 마약수송로·유통망의 보안을 제공키로 합의한바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범죄조직들은 또 콜롬비아의 코카인 밀매업자들을 도와 유럽으로 진출할 수 있는 새 루트를 개발하는 한편 이란·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등지에서 획득한 마약을 유럽·북미지역에 유통시키기 위한 중간 경유지로 러시아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울시 국장은 또 나이지리아 범죄기업들이 마약밀매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미국으로 반입되는 헤로인의 35∼40%가 이들에 의해 운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중국계 범죄조직인 「트라이애드」(삼합회)도 활동영역을 넓혀 세계의 화교사회가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범죄기업들을 운영하고 있다고 울시 국장은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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