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하기자의풍향계] 지역별 인구비례 반영 안 하는 본 경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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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의 컷오프(예비경선)는 본경선의 예고편 성격이었다. 선거인단 여론조사의 대상이었던 1만 명 선거인단이 본경선을 위한 61만여 명의 선거인단에서 표본추출한 것이기 때문이다. 5000명은 전국에서 성.연령.지역별 인구비율을 반영해 추출했지만 나머지 5000명은 접수된 선거인단의 인구비율에 맞춰 추출했다. 그러다 보니 선거인단 신청이 많았던 호남지역 표심이 상대적으로 많이 반영됐다. 정동영 후보가 선거인단여론조사에서 손학규 후보에게 앞설 수 있었던 요인이다.

6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선거인단의 지역별 분포는 서울(24.2%),전북(14.6%), 경기(12.4%), 전남(7.5%), 광주(7.2%), 부산(7.0%) 등의 순서다. 전체 인구의 10.7%에 불과한 호남지역이 선거인단에선 29.3%의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정 후보의 출신 지역인 전북의 비중이 두드러진다.

신당은 앞으로도 계속 선거인단을 모집한다. 대략 100만 명 선의 선거인단이 추가 모집될 전망이라고 한다. 하지만 추가 모집되는 선거인단 역시 이미 모집된 기존 61만여 명의 선거인단 지역 분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당에선 보고 있다. 게다가 본경선에선 지역별 인구비례를 감안하는 장치 없이 등록한 선거인단이 전부 투표한다. 호남의 비중이 예비경선 때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선거인단의 지역편중 분포 탓에 여론조사 다툼은 치열하다.

손 후보는 자신의 강점인 여론조사에 의지하려 한다. 손 후보 측은 본 경선에서 1인1표제 여론조사가 실시되면 큰 격차로 정 후보를 따돌릴 수 있다고 자신한다. 손 후보는 이날 "누가 국민의 지지를 받느냐가 경선에서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에 여론조사를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배수진을 쳤다.

그러나 정 후보는 "제한 경선과 여론조사, 당원 경선과 여론조사는 조합이 맞지만 국민경선과 여론조사는 맞지 않는다"며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이 낮다고 여론조사를 반영하자고 한다면 말이 되겠나. 이것은 유.불리가 아니라 원칙과 상식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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