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해체작업으로 해양오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도대체 선박해체작업을 어떻게 하기에 생계터전인 어장이 1년에 두번씩이나 기름오염피해를 입는단 말입니까.』 부산시영도구남항동 어촌계 어민들은 지난12일 오전 신선동앞 해상 1종 공동어장을 뒤덮은 유류가 영도함짓골 해안가에서 해체작업중인 어선 한두호(5천3백77t)에서 흘러나온 폐유라는 사실을 알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두호는 지난해 6월2일 남외항에 정박중 폭풍우에 떼밀려 영도함짓골 해안에 좌초된뒤 같은해 8월부터 해체작업이 시작돼 현재 기관실등 바닥부분을 남겨놓고 있는 어선으로 좌초 당시 유류를 유출한데 이어 10개월만에 다시 기관실의 폐유 가 흘러나와성게와 소라.고둥을 채취하는 어장을 오염시켜 어민들의 분노를 사고있는 것.
이처럼 좌초 또는 침몰되거나 계류된채 장기간 방치,인근 어장을 훼손하거나 부산항 미관을 해치는등 갖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선박이 한두호 외에도 수십척이 부산항 곳곳에 산재,항만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영도해안의 경우만하더라도 지난해 6월2일 폭풍우때 좌초된 선박13척 가운데 8척은 인양됐으나 한두호와 71동방호(1천4백59t).19정승환(9백49t)등 3척은 아직까지 인양작업이 마무리되지 않고있으며 대일냉동선 샤론33호(1백43t) .프랜드호(4백3t)등 2척은 아직 인양작업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남항동 제2송도방파제앞 해상에 볼썽사납게 뒤집혀있는 샤론33호와 프랜드호는 부산지방해운항만청이 6개월간의 추적끝에 소유주를 찾아 인양을 촉구했으나 인양을 기피하는 바람에 지난해말 소유주에 대해 해양오염방지법과 개항질서법 위반혐의로 해양경찰서에고발했을뿐 좌초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척당 5천여만원이 소요될것으로 예상되는 이들 선박2척에 대한 뾰족한 인양방안을 찾지못하고 있다.
또 부산북항 5물양장엔 92년 여름 태풍을 피해 계류한 전양수산 소속 어선등 노후선박 10여척이 2년째 방치,항만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는데도 선주가 부도로 도피해버려 이의 처리를 두고 항만청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와함께 사하구 다대포항 대양조선소옆에도 어선 7척이 좌초된채 2년 넘게 방치되고 있어 사하구청이 지난해 10월 소유주 확인에 나서 85.86삼영호등 2척은 선주를 찾아 곧 인양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나 나머지는 아직까지 소유주가 나 타나지않고 있다. 93년 조업이 금지된뒤 아직까지 전업하거나 폐선되지않은채 사하구감천동 감천항방파제 부근에 계류중인 북태평양오징어유자망어선 14척도 올여름 태풍내습때 침몰등의 피해가 우려되는데도선주 대부분이 부도를 내고 잠적하는 바람에 안전한 곳 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
부산지방해운항만청은 이처럼 선주가 나타나지 않은채 장기간 방치되는 선박을 직접 인양하거나 해체하는등의 정리가 불가피하다고판단,최근 내년도 예산에 방치선박처리비 5억여원을 편성해줄것을본청에 요청해놓고 있으나 예산반영 여부가 불투 명,부산항의 미관과 어장에 해를 끼치는 일부 선박의 장기간 방치가 계속될 전망이다. [釜山=姜眞權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