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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1위 지속…각당 '이유 뭘까'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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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설 연휴 동안 실시된 몇몇 여론조사 기관의 정당 선호도 조사 결과에 정치권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조사 결과 오차 범위 내에서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을 제치고 선두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은 소폭 하락하면서 2위로 밀렸고, 3위의 민주당은 보합세였다.

열린우리당이 1위를 달리고 있는 데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물갈이 논란 등 정치권 전체의 흐름이 열린우리당에 유리하게 조성된 데다 이른바 '정동영 효과'가 가세한 게 근본적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미디어 리서치 김지연 부장은 "지지도 1위 현상이 고착화된 것으로 보긴 어렵지만 열린우리당이 상승 흐름을 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차떼기' 등 악재가 겹치면서 한나라당 지지층이 일부 이탈해 부동층으로 빠진 반면 열린우리당은 개혁을 바라는 부동층과 일부 민주당 지지층을 흡수해 지지도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지금의 정당 지지도 판세는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3김 시대에 비해 3당 모두 지지층의 충성도가 느슨해져 미세한 호재와 악재도 판세에 민감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환호했다. 김한길 총선기획단장은 "양강 구도가 고착화되는 것"이라며 반겼다. 정동영 의장은 취임 후 계속해온 민생탐방을 부각하며 "싸움을 그만하고 민생을 챙겨달라는 민심을 우리당이 제대로 짚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한나라당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도부는 '전당대회 효과'라며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당 해체'까지 거론되고 있다. 당내에서 선거기획통으로 꼽히는 윤여준 의원은 "공천 문제를 논하기에 앞서 큰 이유든 작은 이유든 지지율이 계속 빠지는 원인부터 찾아야 총선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장파들은 지도부의 자성과 '특별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남경필 의원은 "공천 물갈이를 뛰어넘는 '한판 굿'이 절실하다"며 "전당대회 같은 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南의원은 "지도부가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완전히 발가벗고 폐허 속에서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도부를 겨냥했다. 심규철 의원은 "할 수 있다면 당 해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민주당엔 또다시 적신호가 켜졌다. 조순형 대표의 대구 출마 선언에도 불구하고 지지도가 3위에 머무르자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강운태 총장은 "저점에 도달한 것 같다. 노력하면 2월 들어서 반드시 반전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호남중진 용퇴론 등 특별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김경재 상임중앙위원은 "호남 중진들이 기득권을 완강하게 고수하고 있는데 어떻게 지지도가 올라가겠느냐"며 "감동적인 정치를 보여주기 위해 호남 선배들도 (서울행) 열차에 올라타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민.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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