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문화>日 TV광고 70%가 시청자 반응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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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매일 TV를 2시간씩 보는 시청자가 기억하고 있는 광고는 몇개나 될까.지난 2월 일본의 광고회사「도쿄기획」이 도쿄시내 TV시청자 1천명을 대상으로 최근 1개월동안 본 TV광고중 가장호감이 가는 광고를 즉석에서 꼽아보게 한 결과 ,시청자 한 사람이 떠올린 광고는 평균 3.7개로 4개가 채 안됐다.
이 광고호감도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의 TV브라운관에는 1천2백개 기업이 만든 2천4백여 상품광고가 방송됐으나 시청자1명이라도 호감을 나타낸 광고는 7백건에 불과했고 70%인 나머지 1천7백건은 반응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 났다.
인기스타만 등장시키고 최신 영상기술을 동원하는등 막대한 돈을쏟아부어 만든 광고를 제대로 기억하는 시청자는 어이없을 만큼 적다는 얘기다.
도쿄기획은『매달 같은 조사를 하고있으나 결과는 거의 변동이 없다』며『기억된 소수의 광고만큼은 소비자에게 확실히 어필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평가했다.
광고호감도 조사는 86년 시작된이래 전 일본 광고주들에게 광고의 성패를 알려주는 1급 정보원 역할을 하고있다.
매달 시청자가 좋다고 여긴 광고를 적어보낸 결과를 컴퓨터로 집계한 뒤 기업에 알려주는 것이다.광고주는 이를 바탕으로 광고를 개선해 다시 시청자에게 도전한다.
호감도 조사에서 방송횟수에 비해 가장 큰 호감을 받은 광고는87년 소니 워크맨.헤드폰을 낀 원숭이「초로마쓰」군이 진지하게음악을 감상하는 내용으로 당시 7.9%의 시청자가 광고주와 상품이름을 기억했다.
이 광고는 당시 대대적으로 방송을 타던 청량음료 광고에 비해훨씬 싼 제작비에적은 방송 수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아 화제가 됐다.
도쿄기획은『거액을 들여 여러번 방송하면 무조건 시청자가 기억해주리라는 광고계의 믿음은 잘못된 것』이라며『시청자의 마음을 붙잡는「작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姜찬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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