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권따라… 별따라…/떨어진 별들 뭘하고 있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은둔… 화려한 재기도/종교귀의·회고록 집필… 보통사람 “안간힘”
김영삼정부 출범후 군에서 물러난 30여명의 장성들은 종교생활을 하거나 각기 평범한 생활을 찾느라 애를 먹고 있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제1호로 숙군대상이 된 김진영 육참총장(육사 17기)은 연합사 부사령관에서 총장에 임명된지 9개월만인 지난해 3월8일 전격경질된후 자택에서 칩거한채 평소 다니던 순복음교회에 나가 신앙생활에 전념해 오다가 작년말 강남구 역삼동에 새로 이사,독서와 종교생활도 소일하고 있다. 육사생도 시절 대표화랑 출신으로 12·12 당시 수경사 33단장으로 청와대 외곽경비 책임을 맡아 거사에 일조한 그는 조만간 미 해리티지 재단에 약 1년간 일정으로 연구차 도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과 함께 전역한 서완수 기무사령관(육사 19기)은 그후 1군 부사령관에 임명,약 4개월정도로 재임하다가 결국 자진 전역을 택해 예비역 중장으로 예편했으나 일체 외부활동을 삼가고 있어 근황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정도.
그는 지난해 기무사령관에서 보직해임,처음 무보직 상태로 있다가 1군부사령관으로 전보되었을 때 군수뇌부로부터 자진 전역을 종용받고 『좌천도 명령이니만큼 거절할 수 없다』며 거절하자 『인사에 불만을 품은 나머지 불순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억측이 나돌아 그 길로 전역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2·12 당시 노태우 9사단의 29연대장으로 서울에 진입했던 이필섭 합참의장은 작년 중반에 보직해임된후 국방부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을 비롯,각종 군관련 세미나 군행사에 자주 모습을 나타내는 등 비교적 활발한 움직임.
작년 4월초 수방사령관직에서 해임된후 자진 예편한 안병호중장(육사 20기)은 서울 마포 사택을 처분하고 진주에 정착,농사일에 전념하는 한편 군시절에 관한 회고록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2·12 당시 노태우 9사단장 시절에는 작전참모를,보안사령관 시절에는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철저한 노태우 맨으로 알려진 안씨는 6공말기 수방사령관에 발탁되면서 군내 최고 실력자 역할을 했었다.
같은 무렵 2군부사령관에서 보직해임,전역한 김진선 예비역 육군 대장(육사 19기)은 분당 자택에서 칩거해오다가 지난 연말 성지순례차 세계일주를 마치고 귀국,조용히 지내고 있다.
한편 5·16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에게 반혁명 세력으로 몰려 곤욕을 치른 장도영 전 육참총장은 그후 바로 미국에 망명,현재 대학교수로 재직중이다. 또 12·12이후 전두환 신군부에 협조하지 않았고 73년 윤필용사건 당시 윤씨와 라이벌관계에 있었다는 점 때문에 삼청교육대에서 가혹하게 보복을 당한 강창성 전 보안사령관(민주당 의원)은 출소후 체중이 20㎏이나 빠지는 등 사경을 헤매다 일본 동경대학에 유학한후 명지대에서 한일 군벌사를 강의하던중 91년 민주당 전국구 의원에 당선,국방위원으로 활약중이다.
이번에 하나회 멤버로 전역한 장성들도 정부가 과거와는 달리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해주지 않을 방침이어서 스스로 새 삶을 찾는 지혜를 발견해야 한다.<김준범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