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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 허리 펴고 살 수 없을까?

중앙일보

입력

67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늘 단정하고 고운 모습에‘ 젊은 할머니’라고 불렸던 이해순 할머니.

그러나 올 초부터 시작된 허리 통증에 자신도 모르게 등을 굽혀서 걷게 됐다.

얼마전부터는 평소에도 등을 굽히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꼬부랑 할머니라는 것은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자꾸만 굽어져 가는 등을 보니 절로 눈물 이 나왔다.

◇꼬부랑 할머니 되는 이유도 가지가지

나이가 들면서 점점 굽어지는 등 굽은 허리로 지팡이를 짚고 힘겹게 걸어가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면 왠지 서글픈 맘이 앞선다.

곧게 펴졌던 허리가 새우등처럼 굽어 가는 건 세월의 자연스런 흔적일까? 나이가 들면 저절로 허리가 굽어지고 키는 줄어드는 걸까.

척추 전문의들은 “척추뼈가 굽어지는 것은 척추의 퇴행성 변화나 골절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런 증상을 단순한 노화의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생기는 요통이나 통증 역시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초기엔 단순한 요통이나 결림 정도의 통증이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 부위가 넓어지거나 보행에까지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또, 등이 굽어지면 외형적으로 보기 흉하거나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 뿐 아니라 정상적인 생활에도 지장을 주기 마련이다.

따라서 허리를 제대로 펴고 걸을 수 없거나 현저하게 키가 줄어든 것이 발견된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나이 들어 자꾸 굽어지는 허리

등이 둥글게 굽게 되는 원인은 크게 척추의 퇴행성 질환 중 하나인 척추관협착증과 골다공증에 의한 척추압박골절을 들 수 있다.

이런 척추관협착증은 장기간에 걸쳐 굵어진 뼈마디가 척추관 신경을 압박하는 것이기 때문에 물리치료만으로는 나아지기 어렵다.

물론 대부분 환자가 60세 이상이기 때문에 수술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고령환자에게 맞춘 새로운 수술법인 연성 고정술을 시행하면 완치률이나 회복 기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최근에는 절개부위를 3cm 정도로 최소화할 수 있는 미세 현미경 부분 감암술과, 척추 뒤쪽의 뼈(극돌기)사이의 공간에 여러종류의 U자형 쿠션기(스프링 형태의 척추 고정기기)를 삽입해 쿠션 역할과 함께 더 이상 신경이 눌리지 않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연성 고정술을 시행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기억형상합금을 이용한 척추 고정기기를 삽입해 척추운동성은 물론 인대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수술이 가능해졌다. 때문에 수술 성공률은 물론 회복기간 역시 크게 단축 할 수 있게 됐다.

또 외부 충격으로 인해 척추뼈가 부서져 내려앉는 척추압박골절의 경우에는 골절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때문에 척추뼈가 부서진 상태에서 비정상적으로 척추에 변형을 가져 올 수 있다.

척추압박골절은 뼈가 약해지는 골다공증은 '소리 없는 도둑'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통증이나 자각증세가 없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소리 소문 없이 약해진 뼈는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된다. 노인들의 경우 골절상이 빈번히 발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골절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노년 생활에 큰 악영향을 준다.

척추골절은 대부분 척추뼈가 주저앉는 양상을 보이며 허리와 엉덩이 부분, 그리고 옆구리의 통증을 일으킨다.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환자는 걸을 수가 없고 거의 누워서 생활하게 된다. 또, 움직임이 없으면 골다공증이 더 심해지고 약해진 뼈는 더 쉽게 골절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때문에 한번 척추압박골절을 경험한 환자들은 계속해서 골절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척추압박골절의 사실을 모르고 방치해 치료시기를 놓치면 척추의 복원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에는 실외에서 넘어지거나 충돌하는 비교적 큰 충격 뿐 아니라 작은 외부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일어날 수 있다. 때문에 골절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전문의들은 “척추압박골절이 경미한 경우는 보조기를 사용하며 4-6주 안정을 취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호전 될 수 있으나, 심한 골다공증을 가진 대부분의 환자는 보통 압박골절이 더 진행되어 수술적 가료(척추 성형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국소마취로 수술하기 때문에 고령이라 하더라도 시행이 가능하며, 가느다란 특수주사기로 풍선 등을 이용해 압박골절을 어느 정도 복원한 후,‘뼈 시멘트’라 부르는 골 강화제를 주입하는데 20분 이내에 시술이 끝난다.

물론 최근 들어 척추압박골절의 수술방법이 간편해지고 성공률도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번 척추압박골절 경험한 환자는 대략적으로 2~3개월 정도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 동안에는 일상적인 생활이나 운동 역시 주의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연령이 높은 경우 수술 치료를 한다해도 회복이 더디기 마련이다. 때문에 반복적으로 척추압박골절을 경험 할 경우 환자는 일상생활은 물론 정신건강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따라서 일단 골다공증 진단을 받으면 약물치료를 통해 더 이상 뼈가 약해지지 않도록 꾸준한 치료를 해주어야 한다.

또, 당장은 골다공증이 없다 해도 나이가 들면 누구나 골다공증이 진행되기 때문에 미리미리 예방해 주는 것이 좋다.

특히 뼈는 많이 자극할수록 튼튼해진다. 평소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

빨리 걷기, 계단 오르기, 자전거 타기, 아령운동 등을 1주일에 2~3회씩 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D 결핍을 막으려면 적절한 일광욕도 좋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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