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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휴대전화에 승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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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국계 일본 최고의 벤처 기업인 손정의(孫正義.사진) 소프트뱅크 사장이 최근 투자자들로부터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지난해 주력사업인 고속 인터넷 광대역망 사업에서 최대 적자를 기록한 소프트뱅크가 이미 경쟁이 치열한 휴대전화 사업에 신규 진출할 뜻을 밝히자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孫사장은 이달 초 도쿄(東京)에서 열린 이동통신 관련 회의에서 소프트뱅크 그룹이 일본 내에서 휴대전화 사업에 진출할 뜻이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또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말 새로운 이동통신 기술표준 방식인 TD-CDMA(시분할 다중접속방식)의 상용화 시험 허가를 일본 정부에 신청한 바 있다.

孫사장은 회의에서 "기존 CDMA보다 속도가 세배 빠른 1Mbps급 TD-CDMA 서비스의 상용화 시험으로 향후 휴대전화 사업에서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소프트뱅크의 광대역망 서비스사업 야후BB가 지난 2년간 1천6백62억엔(약 1조8천5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탓에 신규 시장 진출 소식에 반가워하기보다 충격을 받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컨설팅업체 도쿄 베인 앤 컴퍼니의 마이클 가츠카는 "한국의 광대역망 사업의 경우를 볼 때 대부분의 광대역망 업체가 파산하거나 매각되는 길을 걸었다"며 "휴대전화 사업 진출은 소프트뱅크가 주력사업의 부진에서 투자자들의 눈을 돌리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孫사장은 지난해 6월 한국 자회사를 통해 신생 휴대전화기 제조업체인 벨웨이브에 1백6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삼성전자와 휴대전화 단말기 유통사업의 일본 시장 공동 진출을 협의하는 등 휴대전화 사업에 눈독을 들여왔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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