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판매 신통치않다-세금계산서 발행싸고 대기업과 異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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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18년만에 부활된 상품권이 세금계산서 발행문제 등을 놓고 백화점과 소비자간의 입장차이가 커 판매까지 신통찮다.
지난 6일부터 상품권을 팔기 시작한 롯데백화점은『전체 매출액의 8%인 하루평균 5억원씩 팔릴 것으로 보았는데 9일까지 나흘간 겨우 5억3천2백만원어치를 팔아 목표의 30%에 그쳤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도 직원들에게 나눠준 11억8천만원어치를 빼면 10일까지 상품권 판매가 2억6천만원에 그쳤고,현대.미도파백화점도 10일까지 각각 4억4천만원,1억9천만원어치밖에 못팔았다.
백화점업계는『선물철이 아니기도 하지만 상품권의 가장 큰 고객인 대기업과 세금계산서 발행을 놓고 벌이는 승강이가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기업들로선 부가세법상 세금계산서라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며 당장 세금계산서를 요구하는데 반해 백화점측은 상품권이 팔린다고 해서 당장 물건이 나가는 것이 아니므로 물건이 실제 팔릴때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백화점측은『상품권의 80%만 사용한뒤 잔액을 환불해갈 수도 있어 미리 세금계산서를 끊어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무부는『세금계산서란 실제 물건을 파는 단계에서 발부되는 것이므로 상품권을 팔면서 발행하긴 곤란하다』며『그러나기업들이 상품권을 샀다는 증빙은 필요하므로 세금계산서 대신 영수증을 떼주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백화점은 현재 입금표를 발행하고 있으나 기업들은 여전히 상품권 구입을 꺼리고 있다.
미도파백화점 관계자는『기업들의 문의가 많은 세금계산서 발행문제가 해결돼야 기업들의 단체주문이 생겨날 것』이라고 밝혔다.또백화점들이 현금이 아닌 신용카드로는 상품권을 팔지 않기로 서로합의한 것도 상품권 판매 부진의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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