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사무실인 안국포럼이 있는 서울 종로구 견지동 서흥빌딩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보이는 전경. 북악산 자락에 청와대 모습이 보인다. [사진=김성룡 기자]
안국포럼이 만들어진 것은 이 후보가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직후인 지난해 7월이다. 이 후보가 직접 작명했다. 주변 동네가 견지동보다 안국동으로 유명하고, '나라를 편안하게 한다'는 뜻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선 준비팀장으로 내정된 정두언 의원이나 박형준 대변인 등 측근들이 "종로 근처에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안국포럼에서 회의 중"이라는 말과 같은 뜻이다. 이 후보가 안국포럼에 애착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먼저 지리적 편리함에 홍보 효과를 고려하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시장 퇴임을 앞두고 개인 사무실을 구할 때 "청계천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으면서 시내 중심가와 가까운 곳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청계천 복원이란 업적을 자연스레 부각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 '선천' '사천' '한성' 등 이 후보가 저녁 약속장소로 선호하는 인사동 한정식 집들과는 도보로 2~3분 거리다. 자택이 있는 가회동 한옥마을에서 직선거리로 1㎞ 남짓이다. 광화문 오피스텔에 사는 맏딸 부부와 손자, 김윤옥 여사 등 가족들이 모여 '번개 식사'를 하기도 수월하다.
이 후보가 이발과 운동을 위해 자주 찾는 소공동 롯데호텔과도 가깝다. 그에게 안국포럼은 "반경 500m 안에서 모든 게 해결되는 최적의 사무공간"(한 측근)인 셈이다.
이 후보는 경선전이 시작된 뒤에도 "여의도에 캠프를 차리는 것을 최대한 미루자"고 주장했다. 또 경선 막판엔 "후보가 되면 여의도를 떠나 안국포럼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 측근들은 "시장 퇴임 후 처음으로 안국포럼서 둥지를 틀어 지지율 고공 행진과 경선 승리의 전초기지가 됐다"며 "선호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여의도 당사 6층의 후보 사무실과 함께 최시중 전 캠프 상임고문의 사무실이 있는 여의도 대하빌딩 4층, 경선 캠프 일부가 남아 있는 용산빌딩 7층, 소공동 롯데호텔 14층의 비즈니스룸 등이 '이명박의 아지트'로 꼽히는 장소들이다.
서승욱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