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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 조계사 앞을 안 떠나는 이유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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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사무실인 안국포럼이 있는 서울 종로구 견지동 서흥빌딩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보이는 전경. 북악산 자락에 청와대 모습이 보인다. [사진=김성룡 기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지난 주말 대부분의 시간을 '안국(安國) 포럼'에서 보냈다. 조계사 앞길의 종로구 견지동 68-5번지 서흥빌딩 11층에 있는 200㎡(60여 평) 규모의 개인 사무실이다. 그는 10여 명의 정책자문단과 이곳에서 대선 관련 정책을 다듬었다.

안국포럼이 만들어진 것은 이 후보가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직후인 지난해 7월이다. 이 후보가 직접 작명했다. 주변 동네가 견지동보다 안국동으로 유명하고, '나라를 편안하게 한다'는 뜻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선 준비팀장으로 내정된 정두언 의원이나 박형준 대변인 등 측근들이 "종로 근처에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안국포럼에서 회의 중"이라는 말과 같은 뜻이다. 이 후보가 안국포럼에 애착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먼저 지리적 편리함에 홍보 효과를 고려하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시장 퇴임을 앞두고 개인 사무실을 구할 때 "청계천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으면서 시내 중심가와 가까운 곳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청계천 복원이란 업적을 자연스레 부각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 '선천' '사천' '한성' 등 이 후보가 저녁 약속장소로 선호하는 인사동 한정식 집들과는 도보로 2~3분 거리다. 자택이 있는 가회동 한옥마을에서 직선거리로 1㎞ 남짓이다. 광화문 오피스텔에 사는 맏딸 부부와 손자, 김윤옥 여사 등 가족들이 모여 '번개 식사'를 하기도 수월하다.

이 후보가 이발과 운동을 위해 자주 찾는 소공동 롯데호텔과도 가깝다. 그에게 안국포럼은 "반경 500m 안에서 모든 게 해결되는 최적의 사무공간"(한 측근)인 셈이다.

안국포럼이 "터가 좋다"는 이유로 선택됐다는 얘기도 있다. 청와대와 북악산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전망이 으뜸이다. 측근들은 "북악산에서 내려다 보면 봉황이 알을 품고 있는 모양의 명당 자리"라고 말한다.

이 후보는 경선전이 시작된 뒤에도 "여의도에 캠프를 차리는 것을 최대한 미루자"고 주장했다. 또 경선 막판엔 "후보가 되면 여의도를 떠나 안국포럼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 측근들은 "시장 퇴임 후 처음으로 안국포럼서 둥지를 틀어 지지율 고공 행진과 경선 승리의 전초기지가 됐다"며 "선호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여의도 당사 6층의 후보 사무실과 함께 최시중 전 캠프 상임고문의 사무실이 있는 여의도 대하빌딩 4층, 경선 캠프 일부가 남아 있는 용산빌딩 7층, 소공동 롯데호텔 14층의 비즈니스룸 등이 '이명박의 아지트'로 꼽히는 장소들이다.

서승욱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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