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논술] 수시 2학기 모집 '논술이 당락 좌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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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학년도 대입 수시 2학기 원서 접수가 7일 시작되면서 수험생의 마음이 바빠졌다. 전국 185개 대학이 전체 정원의 절반이 넘는, 18만9300명을 뽑는 올해 수시 2학기는 논술고사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논술을 치르는 대학이 인문계는 지난해 9곳에서 24곳, 자연계는 8곳에서 11곳으로 늘어난 데다 대학들이 통합교과형 논술로 방향을 바꾸면서 반영 비율을 최고 80%로 올린 곳도 있기 때문이다. 수시 2학기 논술 전략을 짤 때 놓쳐서는 안 될 사항을 짚어본다.

◆논술 반영 비율의 허와 실=올해 수시 2학기의 논술 반영 비율은 큰 폭으로 올랐다. 고려대·연세대·한양대의 경우 ‘우선 선발’에서 논술 반영 비율을 80%로 높였다. 문제는 논술 실력만 믿고 다른 공부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이들 대학이 일반 선발보다 높은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고려대의 경우 일반 선발은 2개 영역 이상에서 2등급 이내를 요구하는 반면 우선 선발은 수리와 외국어 영역 모두 1등급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논술 점수가 높아도 수능 성적이 낮으면 고배를 마실 수 있다.

이투스 유성룡 입시정보실장은 “고려대·연세대의 경우 우선 선발에 지원했을 때 최저 학력 기준을 밑돌면 논술 50%+학생부 50%를 반영하는 일반 선발 전형을 거치게 된다”고 말했다. 논술을 치르는 대학들이 내신 성적도 반영하므로 전형 기준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빨리 읽고 많이 쓰는 능력 길러야=대입 전문가들은 통합교과형 논술로 바뀌면서 대체로 문항 수가 늘고 답안 분량도 200~800자 정도 늘었다고 분석한다. 고려대의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시험시간은 180분이지만 답안 분량은 1600자에서 1800자 이상으로 늘렸다. 경희대도 문항 수를 1문항에서 3문항으로, 시험시간을 90분에서 150분으로 늘렸다. 답안 분량도 1200자에서 2000자 내외로 늘렸다. 건국대는 시험시간을 30분 늘리면서 답안 분량을 1200자에서 2000자로 늘렸다.

　유레카 논술아카데미 이해웅 입시연구소장은 “논제는 전반적으로 다소 쉬어졌으나 답안 분량이 늘어 주어진 시간에 모든 문제를 소화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기출문제로 시간 안에 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을 하면서 읽고 쓰는 속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계 논술은 난이도 신경써야=주요 대학들이 그동안 선보인 수리·과학논술은 유형이 많지 않은 데다 내용도 대동소이하다. 따라서 대학들은 난이도를 조절해 변별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국수학교사협회 김흥규 수리논술 팀장은 “지나치게 문제 유형이나 출제 경향에 집착하기보다는 원론적이지만 수리 분석력과 과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문제 푸는 훈련을 해야 할 것”이라며 “교과서에 나오는 핵심 개념과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는 게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유레카 이정록 과학논술강사는 “과학 논술의 경우 교과서 내용을 단순하게 옮기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며 “자연 현상의 원인과 변화 과정을 파악하되 논리적으로 설명해 가는 글쓰기 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능 올인 학생도 논술 체험해야=정시 모집에서 수능 우선 선발로 뽑는 학생 수는 대학마다 차이가 있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 동시 합격자가 발생하면 이탈자가 생기기 때문에 수능 100%로 선발하는 학생은 모집단위에 따라 10~1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합격자 이탈로 추가 인원을 선발할 때는 수능 성적과 함께 논술 성적을 반영한다. 그 때문에 평소 논술 준비를 하지 않은 학생은 매우 불리하다.

　한 가지 유의할 것은 올해 수시 2학기부터 본격 도입되는 통합교과형 논술이 정시 논술에도 적용된다는 점이다. 유웨이 중앙교육 강신창 논술팀장은 “상위권 대학의 수능 우선 선발을 겨냥하는 학생은 대부분 수능 성적이 좋기 때문에 논술에서 당락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시를 노리는 학생들도 수시 2학기를 통해 논술시험을 경험해 본다는 마음으로 도전하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김형일 기자